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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핵잠수함은 항공모함, 스텔스 전투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가장 중요한 군의 전략자산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처음 잠수함이 태어난 19세기 초만 해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초창기 잠수함이 냉대를 받았던 이유는 마땅한 동력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잠수함으로 1776년 미국 독립전쟁 때 처음 발명된 터틀(Turtle)호의 동력은 사람이었다. 후방의 스크루를 움직이려면 사람이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아야 했는데, 한 사람의 다리 힘으로는 조금만 풍랑이 일어도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이를 보완했다는 최초의 실용잠수함 노틸러스(Nautilus)호도 동력이 사람인 건 마찬가지였다. 1800년 미국의 발명가 로버트 풀턴이 노틸러스호를 만들어 프랑스의 나폴레옹에게 구매를 요청했으나 나폴레옹은 “헛소리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철저하게 무시했다.

잠수함은 이후 미국 남북전쟁에 제한적으로 활용됐지만 아직 전 세계 해양을 주름잡을 무기로 성장하진 못한다. 잠수함을 효율적으로 움직일 디젤기관과 전기가 개발되는 19세기 후반까지 약 100년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디젤기관이 출현하며 잠수함은 점차 대형화, 실용화하기 시작했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의해 비약적인 발달을 이룩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국이 잠수함 개발을 주도하며 1954년 미국에 의해 최초의 핵잠수함이 탄생한다.

지난 주말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이 거행되며 대한민국 해군에도 ‘3000t급 잠수함 시대’가 열렸다. 도산안창호함 진수로 우리나라도 잠수함을 독자설계하고 진수한 10여개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지금 동북아에서는 열강들 간 치열한 잠수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경쟁적으로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도 한국에 비해 크기와 성능은 떨어지지만 수적으로 우세하다. 동북아에서 해양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을 길러야 한다.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을 계기로 “우리가 믿고 바랄 바는 오직 우리의 힘”, “나라를 흥하게 하려면 힘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 도산 선생의 뜻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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