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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54세…소설가 최옥정 지병으로 타계

입력 : 2018-09-13 12:05:45 수정 : 2018-09-13 12: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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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옥정 씨가 13일 오전 6시 30분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54세.

고인은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건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국제대학원을 수학했다. 영어교사를 하다가 30대 중반, 모친이 평생 써온 대학노트 서너 권 분량의 글을 건네받고 전율하면서 뒤늦게 소설을 쓰기 시작해 2001년 ‘한국소설’ 신인상에 ‘기억의 집’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최옥정은 감각적이고 명징한 문체로 사랑하는 이들의 내면을 그려내거나, 언제든지 슬픔을 꺼내어 호두알을 굴리듯 음미할 수 있는 애틋한 일상을 소설로 지어왔다. 그녀는 “인간은 엄청난 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작은 돌부리에도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존재”라면서 “소설은 픽션이지만 한 줄도 삶과 동떨어진 가짜여서는 안 된다는 다짐으로 내가 발견한 '인물'은 끝까지 나의 분신이라 여기며 책임을 지는 게 작가의 일이라 믿는다”고 썼다. 올 초 펴낸 마지막 창작집 ‘늙은 여자를 만났다’ 후기에는 죽음을 예견하면서 “사랑이나 미움이나 고독 같은 감정이 사라지고 뜨겁다 차갑다 아프다 밝다 어둡다는 감각만으로 세상과 이별한다”고 적었다. 대장암이 전이돼 항암치료를 받은 중이었다.

마지막까지 창작 의지를 꺾지 않았던 고인은 지난달에는 단편 ‘고독 공포를 줄여주는 전기의자’로 이효석문학상 본심에 진출하기도 했다. 소설집 ‘식물의 내부’ ‘스물다섯 개의 포옹’ ‘늙은 여자를 만났다’, 장편소설 ‘안녕, 추파춥스 키드’ ‘위험중독자들’, 포토에세이집 ‘On the road’, 에세이집 ‘삶의 마지막 순간에 보이는 것들’, 소설창작매뉴얼 ‘소설창작수업’, 번역서 ‘위대한 개츠비’를 남겼다. 허균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유족은 남편 이명우, 아들 이세형, 딸 이민형.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5일 오전 9시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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