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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포럼] 첫 고비 맞은 문재인정부

지지율 두 달 새 20%포인트 하락/보수 진영 공격 날로 매서워져/핵심 지지층 진보도 비판 목소리/국정운영 능력 본격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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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05 21:56:18      수정 : 2018-09-05 21:56:18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조사해 31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53%였다.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부정 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인 38%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방선거가 있던 6월 둘째주 79%를 기록한 뒤 내리막 추세다. 한때 73%포인트(5월 첫째주)까지 벌어졌던 긍정평가(83%)와 부정평가(10%)의 차이가 15%포인트로 급격히 줄었다.

문 대통령에 대한 50%대 지지율은 과거 정권에 비하면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지지를 철회하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게 문제다. 불과 두 달 사이에 20%포인트가 떨어질 정도로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지지율 하락의 질적인 측면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한 위기 국면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수층의 이탈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중도와 진보층이 돌아서고 있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수행의 동력이라는 점에서 더없이 중요하다. 지지율이 높으면 대통령이 펴고 싶은 정책을 자신 있게 밀어붙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여론만 뒤쫓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익히 봐 왔다.

박창억 논설위원
지지율 하락은 고용 악화와 경제 침체가 주된 원인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고용 참사, 실업 대란이라는 표현이 일상화되면서 이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은 폐기 요구에 직면해 있다.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치렀지만, ‘친문(親文) 적통’ 싸움이나 하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거대 여당의 전당대회가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한 이유다. 30일 단행된 개각도 민심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 듯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약세를 면치 못하자 야당과 보수 진영의 공세는 한층 더 거칠어지고 있다. 야당은 연일 문 정부의 부진한 경제 성적표를 맹폭하며 소득주도성장의 전면적인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사람 잡는 경제가 바로 소득주도성장”이라고 직공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도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현 정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지방선거 참패 후 페북에 절필선언을 했던 홍 전 대표가 슬그머니 ‘페북 정치’ 재개를 선언한 것은 이 정부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이 정부에 정말 뼈아픈 것은 우군인 진보진영에서도 날카로운 비판이 나오는 점이다. 실사구시를 강조하기 시작한 정부의 행보에 진보진영은 “정부가 재벌, 관료에 포획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문 대통령이 강조한 ‘규제혁신 1호 법안’인데도, 이 정부의 지지기반인 참여연대는 지난 3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을 4대 반대과제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행사에서 영국의 ‘붉은 깃발법’에 빗대며 인터넷은행의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강경파 의원이 8월 임시국회 처리에 제동을 건 데 이어 참여연대마저 정기국회 처리를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진보 지식인 300여명이 문재인정부의 사회·경제 개혁 포기를 우려하며 적극적인 개혁정책을 펼 것을 촉구했다. 보수·진보 양 진영 모두에서 공격을 받는 사면초가의 형국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즈음 문 정부가 처한 상황은 노무현정부 시절과 흡사하다. 노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 개정,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진 과정에서 진보진영의 날선 비판에 맞닥뜨려야 했다. 임기 내내 진보진영 설득에 애를 먹었던 노 전 대통령 못지않게 앞으로 문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다. 이 정부가 진퇴양난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경제회복의 성과를 지표로 확인시켜 줘야 한다. 개혁 과제에서도 가시적인 결과물이 뒤따라야 한다. 은산분리 규제완화 등의 긍정적 효과를 설명해 진보진영을 설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과제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정부의 역량과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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