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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궁서 ‘방역 탐방’… 보고서는 부실 투성이

입력 : 2018-09-04 20:03:36 수정 : 2018-09-04 20: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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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방역본부 외유성 답사 논란 / 매년 3000만원 들여 해외 견학 / 현지 기관 섭외도 안돼 허탕도 / 보고서 내용 마저도 전년 판박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이하 가축방역본부)의 해외 선진지 견학 프로그램이 외유성 답사 일정과 부실한 결과 보고서로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축방역본부는 올해부터 해외 방역 관련 기관 방문 일정 프로그램의 내실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4일 가축방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4명이 해외 선진지 견학 프로그램에 선발돼 3박4일 일정으로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했다. 가축방역본부의 해외 선진지 견학 프로그램은 전국 8개 도별 본부와 3개의 검역사무소에서 우수평가를 받은 직원들에게 대만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의 방역 정책 현장의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가축방역본부는 2013년부터 매년 3000만원가량 예산을 편성해 일본과 베트남, 중국 등으로 직원 20∼30명을 보내왔다.
2016년(위쪽), 2017년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해외 선진지 견학 보고서 중 성과 항목 내용.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제공
해당 사업의 예산 집행을 감독한 국회예산정책처는 문화·역사탐방 일정이 프로그램에 다수 포함된 점과 부실한 방문결과 보고서를 문제로 꼬집었다. 지난해 대만 견학의 경우 일정 중 절반이 국립고궁박물관·치싱탄 해변·타이루거 협곡 방문 등 문화·역사탐방으로 꾸려졌다. 기관 섭외가 되지 않아 정작 가축방역 기관은 답사하지 못했다. 2015년 3박4일로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는 하루 반나절 동안 축산물 유통시장을 시찰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만리장성과 이허위안, 타이항산 대협곡 등 문화여행으로 탐방 일정이 채워졌다.

부실한 현지답사 일정은 빈약한 방문결과 보고서로 이어졌다. 2014∼2015년 방문결과 보고서 중 견학 결과 내용을 담은 내용은 1쪽에 불과했다. 출장 인원, 출장 목적, 견학 일정, 귀국 후 조치 등 형식적인 내용만 담겼을 뿐 현지답사를 통해 얻은 지식이나 교류 내용은 없었다. 2016∼2017년 방문결과 보고서에는 방문지 정보가 일부 추가됐지만 현지 활동 성과에는 ‘다양한 축산정보 수집을 통한 업무능력 배양’과 ‘직원 사기진작 및 소속감 고취’라는 내용이 똑같이 들어갔다.

가축방역본부 관계자는 “탐방 일정과 결과 보고서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올해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도움을 받아 필리핀 동물산업국 산하 가축방역기관을 방문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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