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올림픽·AG때마다 '병역특례' 논란…핵심은 형평성·공정성

입력 : 2018-09-03 19:09:36 수정 : 2018-09-03 22:47:3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문화·체육 제도 개선 목소리 / 이번에 금메달리스트 42명 혜택 / 손흥민엔 “당연한 보상” 찬사 속 / 야구 오지환엔 “로또당첨” 맹비난 / 형평성·공정성 놓고 문제제기 일어 / “대회점수 마일리지化” 국민청원도 / 대중예술인·기능올림픽엔 미적용 / “방탄소년단도 군면제감” 여론 높아 병무청이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체육·예술 분야 병역 특례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계에선 병역특례제도 개선 여론이 뜨겁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마다 매번 일고 있는 병역특례제도의 ‘불공정’ 문제를 이번만큼은 제대로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당장 체육 분야 가운데 축구·야구 선수 간의 형평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해 병역을 면제받은 남자축구 대표팀 손흥민(토트넘)에게는 ‘면제는 당연한 보상’이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반면 입대를 미룬 뒤 이번 야구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오지환(LG)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6년 리우 올림픽, 올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부상 위험을 감수하며 열심히 뛴 데 비해 오지환은 그간 내세울 만한 공적이 없는 데다 이번 대회에서 주전급 선수도 아니었다. 그래서 ‘로또’에 당첨됐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무거운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일부 선수의 군복무 기피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인천공항=연합뉴스
병무청에 따르면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는 금메달리스트는 모두 42명. 이 가운데 23세 이하가 주축인 축구대표팀 20명은 전원, 야구대표팀은 24명 중 9명이 혜택을 보는 등 축구·야구 대표팀이 전체 병역면제자의 69%를 차지했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은 병역특례 대상이다.

이런 현행 병역법을 두고 체육계에선 당장 단 한 차례, 그것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성적만으로 혜택을 주는 제도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1회 입상으로 병역혜택을 주기보다는 국제대회 성적을 점수화(마일리지)해 병역특례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그제 “올림픽, 아시안게임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해서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많이 쌓은 선수에게 병역혜택을 주는 방안이 어떨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추후 공론화해 논의하겠다”고 밝혀 실행 여부가 관심이다.

방탄소년단. 세계일보DB
대중예술인과 기능올림픽 입상자의 소외도 문제다. 국위선양은 스포츠인만의 성과가 아닌데 병역혜택은 이들에게만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방탄소년단이 그 중심에 있다.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빌보드 200’ 1위 정상을 차지하면서 K팝 역사를 새로 쓴 그룹 방탄소년단도 충분히 특례혜택감이라는 여론이 높다. 특히 팬클럽 ‘아미’를 중심으로 “천문학적인 경제적 효과와 K팝 위상, 그리고 한국을 널리 알린 정도는 국제 스포츠대회 금메달 이상인 만큼 대중예술인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특례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문화계 인사는 “더는 ‘복불복’, ‘로또’식의 병역특례 혜택이 되풀이돼서 안 된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가장 예민한 병역법에 형평성과 공정성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 제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