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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본 사람도 잊어 버린다는 '치매' 전두환, 회고록은 어떻게? 그 대답

입력 : 2018-08-28 09:39:27 수정 : 2018-08-28 09: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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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으로 전체 치매환자 중 75%가량 차지한다.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마지막 편지를 남긴 뒤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용어가 됐다.

알츠하이머가 최근 정치 사회적 용어로 다시 등장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 사탄이라고 표현해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지난 27일 첫 재판 때 불출석했다. 부인 이순자씨를 통해 '2013년부터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로 인해 출석이 어렵다'라는 불출석 사유서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 측근은 "방금 이야기한 사람도 잊어 버리는 수준이다"고 전 전 대통령 알츠하이머 상태를 설명했다.

그런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회고록을 출간했다. 방금 본 사람도 잊어 버린다는데 어찌된 일일까.

이와 관련된 설명을 전 전 대통령곁을 끝까지 지키고 있는 '연희동의 입' 민정기(76) 전 공보비서관이 28일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풀어 놓았다. 그 과정에서 사회자와 갑론을박을 주고 받았다.

▲ 전두환 상태, 조금 전 대화상대도 잊어 버린다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이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면서 "이전부터 주변사람들은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건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현 상태에 대해 민 전 비서관은 "누가 왔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 버린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제가 가서 뵙잖아요?  물론 저를 다 알아보고 평소와 같이 말씀도 나누고 하지만 나중에 얘기 드리면 뵀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누가 왔었다는 사실 자체도 기억 못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까지 가는 5시간 걸릴 텐데 가는 도중에 수시로 지금 어디 가느냐, 왜 가느냐. 이거를 아마 수시로 물을 것"이라고 했다.

재판에 출석해 의미있는 진술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 2013년 알츠하이머라면 2017년 회고록은 어떻게?

민 전 비서관은 '알츠하이머를 2013년부터 앓기 시작했다면 2017년 4월 회고록 출간은 어떻게 된 일인가'라는 질문에 "2013년인가 14년 '민 비서관이 이걸 책임지고 맡아서 완성하라'며 전적으로 일임했다"며 그 후 자신이 알아서 "책임지고 원고를 완성했다"고 했다.

민 전 비거관은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남기기로 결심하고 2000년부터 구술 녹취를 하는 등 2013년까지(그렇게 해오다가), 전 대통령 스스로도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 저를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2013년 치매판정 이후 퇴고 과정에서 전 대통령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조비오 신부 부문은 전 전 대통령 작품이 아니다?

민 전 비서관은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서 사탄이라고 한 것 또 거짓말쟁이라고 한  부분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한 말이 아닌가'고 묻자 "아니다"며 "막판에 마무리 작업할 때 제가 그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자신의 표현이라고 했다.

민 전 비서관은 "조비오 신부가 하는 주장이 허위라는 건 전 대통령도 알고 있지만 표현 자체는 내가 쓴 것이다"고 역설했다.

사회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조비오 신부를 사탄이라고 하고 파렴치하다라고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 아니네? 국민을 속였나고 생각할 수 있다'고 따지자 민 전 비서관은 "원래가 회고록은 저자 명의로 나간다"며 "저자가 직접 쓴 회고록이 얼마나 되겠냐"고 되물었다.

▲ 조비오 신부 부분 표현 당사자가 틀린다면

민 전 비서관은 '조비오 신부를 폄훼한 표현을 민 전 비서관이 했다면 사자 명예 훼손 피고가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에 "내가 피고가 될지 내가 고발당할지 알 수가 없지만 그거는 분명하다"고 자신이 쓴 표현임을 거듭 확인했다.

▲ 2013년 치매라는데 박근혜 평은 어떻게 가능했는지 


민 전 비서관은 '2017년만 해도 전 전 대통령이 새 대통령은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이런 저런 평을 했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하고는 수십 년 전부터 알던 사람이니까 그냥 일반적인 언급을 했을 뿐이다"고 짤랐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는 직접 만나 접촉을 했으니까 잘 알지만 5·18 광주 그날 그 당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며 법정에서 유의미한 진술이 힘들다고 했다.

민 전 비서관 인터뷰에 대해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국민을 속인 것은 민정기 전 비서관도 해당이 된다는 말이다"며 "민정기 전 비서관을 법정에 세워야 할 것 같다"고 강력 비판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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