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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20만명' 인천공항에 의료진은 '10명' 내외…"확충 절실"

입력 : 2018-08-21 08:30:00 수정 : 2018-08-20 22: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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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이용객 20만명 규모 인천국제공항 상주 의료진이 10명 내외에 불과해 여러 차원에서 인력 확충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20일 한 매체에 따르면 19일 오후 12시10분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A(70)씨가 음식을 먹던 중, 기도가 막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2터미널 인천국제공항 의료센터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을 받았으나 숨졌다. A씨는 남편과 더위를 피하려 공항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A씨 가족 추정 네티즌 “인천공항 응급시설 확충 필요하다”

A씨 가족으로 추정되는 네티즌 B씨는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공항의 응급시설 확충을 요청했다.

B씨는 “응급시설 및 대처를 할 닥터헬기가 없어서 공항 이용객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용객 1억명을 돌파하고 세계적 공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 인근에는 영종국제도시 주민 약 7만명이 거주한다”며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있는 인천 서구까지 가려면 영종대교를 건너 3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게시자는 “응급시설 및 대처를 할 닥터헬기가 없어서 공항 이용객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용객 1억명을 돌파하고 세계적 공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4시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B씨는 “응급상황조차 대처하지 못하는 사실이 알려지면 누가 한국에 오고 공항을 이용하며 영종도 7만명 주민의 생명은 누가 책임지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경제적 이유 때문에 응급실 갖춘 종합병원 설립이 어렵다면, 정책적 배려를 해서라도 종합병원을 세우든지 응급 이송 헬기라도 상시 배치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대처가 빨랐다면 A씨를 살릴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과 의료 기반이 부족한 영종도 실태를 꼬집는 분노가 동시에 관찰된다.

◆왜 2터미널로 옮겨졌나…의료진 부족한 현실

세계일보 취재 결과, 직전 응급환자 이송으로 1터미널 의료센터 인력이 없어서 구조대가 불가피하게 A씨를 2터미널 의료센터에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포털사이트 지도에 따르면 두 터미널 사이 직선거리는 약 2.5km다.

인천공항이 문을 연 2001년부터 의료센터를 운영해온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두 터미널 의료센터 상주 인원은 10명 내외다. 1차 치료와 환자 이송이 주요 목적이다. 병원에서 의료진을 파견하며 본원과의 순환근무가 아닌 공항에서 임무를 계속 수행한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대폭 늘어난 것과 달리, 응급상황에 대처할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씨를 돌볼 의료진이 더 있었다면 2터미널에 이송하지 않아도 됐을 거라는 뜻으로 보인다.

◆의료 서비스 위한 공동 노력…탓은 할 수 없다

의료진 부족을 병원이나 공항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인천공항공사가 자리를 내주고 병원이 의료센터를 운영하는 식으로 협약을 체결한다. 병원이 의료센터를 이끌고, 공사는 의료센터의 공공성을 감안해 별도 임대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의료센터도 24시간 응급진료 체계를 갖추고 응급처치 환자의 상태에 따라 3차 의료기관(인하대병원 및 연고지)까지 의료진이 구급차에 탑승해 모니터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협약은 3년마다 갱신하며 기준에 따라 공항 내 의료센터 운영 능력을 갖춘 병원을 선정한다고 공사 측은 세계일보에 밝혔다. 올해 새롭게 적용된 양측 협약의 유효기간은 2020년까지다.

인하대병원 측은 공항 규모에 비해 의료진이 적지 않냐는 세계일보 질문에 공감하면서도 당장 인력 확충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력과 재정 등의 이유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하는 비행기. 세계일보 DB.


◆인천시나 중구의 역할론 제기…가능성은?

공사와 병원 모두 청원 내용에 안타까움을 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의료진 확충을 위한 인천시와 중구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지만 7만명 규모 영종도 주민을 위한 종합병원도 없는 마당에 당국 차원의 도움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선거 당선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영종용유지역의 행정·의료서비스 개선을 약속하며 종합병원 유치 의지를 드러낸 홍인성 중구청장의 발언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한편 공항 응급상황 시 공항119안전센터가 출동하며, 사고 규모 등에 따라 △영종119안전센터 △용유119안전센터 △운서119안전센터 등이 현장으로 향한다. 인천공항과 연계한 공항소방대도 별도로 존재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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