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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학야구 우승팀 에이스는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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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0 12:02:58 수정 : 2018-08-20 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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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전과 준결승전 완투승…결승전에서도 위기에 마운드 올라 중학교 야구의 마지막 회인 7회초 원아웃 주자 만루의 위기.

투스트라이크 투볼 상황에서 투수 글러브를 떠난 공이 타자 배트에 맞아 내야에 떨어지자 투수가 재빨리 잡아 포수(홈)-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잡아낸다. 2대0 승리가 확정되자 동료 선수들이 달려와 투수를 끌어안았다. 까까머리 소년들에 둘러싸인 투수는 긴 머리를 따 묶은 소녀였다.

시마노 아유리양(14)이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12회전일본중학야구선수권 자인어트컵대회 결승전에 역투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호치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결승전이 치러진 제12회전(全)일본중학야구선수권 자인어트컵대회 우승팀 오요도(大淀)보이즈의 에이스는 등번호 1번의 여학생 시마노 아유리(島野愛友利·14)양이다.

일본 중학교 야구대회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자이언트컵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보이즈(Boys) 사이에서 유일한 걸(Girl)이 우승을 이끌어 헹가래 받았다. 중학교 3학년인 시마노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119km의 강속구를 던지고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 2회전과 준결승전에도 투수로 나와 완투승을 거뒀다. 일본의 중학교 야구는 이틀간 10회 연속 던질 수 없어 결승전에서는 선발로 나오지 못하고 팀이 위기에 몰리자 마운드에 올랐다. 오요도 보이즈 감독은 이번 봄 “시마노가 지금까지 (팀을) 끌고 왔다”면서 야구부 에이스를 뜻하는 등번호 1번을 배정했다.

초등학교 때는 체력적으로 남녀 간에 차이가 작아 일본에서 야구를 하는 여자 어린이가 많다. 중학교에 들어서면 체격과 근력 면에서 차이가 벌어져 여자 선수의 수는 많이 감소한다. 이 팀에서도 여학생은 시마노양이 유일하다. 시마노양은 “남자들 사이에서 3년간 야구를 하는 것이 자신이 없어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라고 말한다. 한때 여자팀에 옮겼다가 실력 차가 나서 혼성팀으로 돌아왔다. 시마노양은 야구에서의 남녀 대결에 대해 “마운드에 서면 남자라든지 여자라든지에 대해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눈앞의 타자를 제압하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고교야구연맹 규약에 따르면 여학생이 고교야구부에 입부는 할 수 있지만 시합에는 나갈 수 없다. 시마노양은 그래서 고교진학후에는 여자야구부에 들어가 활동할 예정이다. 시마노양은 현지 스포츠호치(報知)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경험은 일생의 것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열심히 하고 싶다”며 미래에도 선수를 포함해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목표라는 뜻을 밝혔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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