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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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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0 10:12:45 수정 : 2023-12-10 23: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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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유엔 총장 재직 당시 유일하게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코피 아난(Kofi Atta Annan) 전 총장이 8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유엔의 일곱번째 사무총장으로서 재임기간(1997년1월1일~2006년12월31일) 중 빈곤 퇴치를 위한 새천년개발목표(MDGs) 창설, 유엔 시스템 개혁,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 방지, 아프리카 및 중동 내전 등 지역 분쟁의 중재 등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그는 무엇보다 일선 직원으로 시작해 35년 만에 유엔 최고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행정담당관으로 국제 공무원에 봉직한 뒤 케냐 나이로비와 스위스 제네바, 이집트 카이로, 미국 뉴욕 등 유엔 주요 사무소에서 경험을 쌓았고, 인사 관리와 기획 및 예산, 감사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뒤 1993년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이었던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Boutros Boutros Ghali)에 의해 유엔평화유지군(PKO) 사무차장으로 발탁됐다.

유엔 홈페이지에 게재된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에 대한 추모기사

 

현재 유엔 사무총장인 안토니오 구테헤스(Antonio Guterres)는 추모성명을 통해 아난 전 총장을 두고 “유엔 그 자체”였다고 평가했다.

 

유엔 직원으로서, 국제 공무원으로서 평생 유엔 사무국뿐만 아니라 기아와 전쟁, 빈곤국의 현장에 있었고, 무엇보다 유엔 설립 목적에 가장 명확히 기여한 데 힘입어 현직 총장 최초로 200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2001년 10월12일(현지시간) 당시 코피 아닌 7대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노벨평화상 수상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유엔 헌장에는 설립 목적과 관련, ‘전쟁의 재앙으로부터 인류를 구해내고, 인권이 가장 기본적이라는 신념을 확인하고, 국제법과 조약의 의무를 존중하고 정의로운 상황을 만들고, 사회 개발 전 과정을 증진하며, 보다 나은 보편적 그리고 최대한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아난 전 총장은 재임 시절 이 목적에 가장 근접한 활동을 펼쳤고, 또 이를 달성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유엔 수장으로 평가받았다.

 

앞서 유엔(United Nations)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소련과 여타 서명국 과반수가 유엔 헌장을 비준했던 1945년 10월24일 공식 출범하였으며, 지금까지 9명의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1대 총장으로 노르웨이 출신의 트리그브 할브란 리(Trygve Halvdan Lie)가 1946∼52년, 스웨덴 출신의 다그 함마르셸드가 2대 총장으로 1953∼61년 각각 재임하였다. 그 후 아시아 출신 최초의 사무총장인 미얀마의 우 탄트(U Thant)가 3대 총장으로 1961∼71년 유엔을 이끌었고, 다시 유럽으로 넘어와 오스트리아 출신 쿠르트 발트하임(Kurt Josef Waldheim)이 1972∼81년 사무총장을 지냈다.

 

중남미 출신 최초 사무총장인 페루 출신의 5대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는 1982∼91년 재임하였고,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6대 갈리가 1992∼96년까지 역임했다. 이후 다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계로는 최초로 가나 출신의 아난이 유엔을 이끌었고, 아시아계로는 두번째였던 8대 사무총장으로 대한민국의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7∼16년 유엔 수장을 맡았다. 현재는 포르투갈 출신의 9대 구테헤스 총장이 지난해 1월부터 첫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유엔 본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코피 아난 7대, 안토니오 구테헤스 9대(현직), 반기문 8대 유엔 사무총장.(왼쪽부터)

 

지난 8명의 사무총장 중 6명이 재선에 성공하여 10년 임기를 채웠는데, 갈리 총장은 연임에 실패했다. 발트하임 총장은 3선에 도전했지만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연임에 그치게 되었다. 또한 2대 함마르셸드 전 총장은 1961년 콩고 분쟁 조정을 위한 이동 중 비행기 사고로 순직했고, 그런 그의 업적을 기려 노벨위원회는 1961년 최초로 사후 노벨평화상을 수여했다. 한국인 최초의 유엔 수장인 반 총장은 재임 중 ‘파리기후변화협정’과 ‘SDGs’(지속가능개발목표)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며, 유엔의 활동 반경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엔 헌장에는 영어와 불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가 공식 언어로 규정되어 있으나 그 뒤 아랍어가 공용어로 추가되었다. 공용어조차 6개에 이를 정도로 유엔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해결이 불가능할 것 같은 수많은 국제 현안들을 다룬다. 그만큼 유엔 사무총장의 임무는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직업’이라는 수식어답게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유엔 ‘사무총장’(Secretary-General)은 ‘사무장’이라는 의미의 ‘Secretary’와 ‘총장’ 또는 ‘장군’을 뜻하는 ‘General’이 합쳐진 단어인데,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당시 국제연맹이 보여준 무기력함을 탈피하고자 회원국들의 여러 현안을 조율하는 ‘사무장’ 역할뿐만 아니라, 그 권한과 정치력을 강화한 ‘총장’ 역할도 부여한다는 뜻이다.

 

사무총장은 유엔을 대표하며, 유엔의 6개 주요조직 중 사무국의 수장으로 모든 유엔 직원들의 인사권과 관련 최고결정권을 갖는 자리다. 또한 해마다 약 5조달러(한화 5622조500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유엔 예산의 집행자이기도 하다.

 

그동안 유엔 사무총장은 관례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지역별 강대국들을 피해 그 외 중소국가에서 선출해왔다고는 하나, 그 역할과 위치, 권한 만큼은 전 세계 어떤 국가 수반보다 막강하다.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세속의 교황’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진 이유다.

 

김정훈 UN지원SDGs한국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지원SDGs한국협회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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