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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헌의뇌이야기] 뇌에도 줄기세포가 있다

입력 : 2018-08-16 23:35:18 수정 : 2018-08-16 23: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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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가 인간의 뇌에도 소수지만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원시 세포를 ‘신경줄기세포’라고 부른다. 이 원시적인 줄기세포에서 뉴런(신경세포)과 글리아세포(뉴런을 지지해주는 세포로 뇌기능 유지에 필수적임)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줄기세포는 뇌척수액이 돌아다니는 뇌실 벽과 기억 중추인 해마 부위에 주로 존재한다.

치매나 뇌졸중으로 인한 뇌 손상 시 죽은 신경세포는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신경줄기세포가 손상 부위로 이동하여 새 신경세포로 분화해 일부 죽은 신경세포를 대체하거나 일부 죽은 신경세포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다. 해마에 ㎟당 100~300개의 뉴런이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춘기에 이르면 기억 중추 해마가 태어날 때와 비교해 4배 정도 커진다. 이후 해마에 있는 신경세포들은 신경 줄기세포에서 분열돼 나온 새 신경세포로 대부분 교체된다. 이러한 이유로 나중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이다.

뇌에 있는 이러한 신경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해 파괴된 뇌질환 치료를 위한 연구와 적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필자는 실험용 쥐를 모델로 치매와 파킨슨병의 예방과 치료 가능성을 2012년 미국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과 2015년 노화·노인병학 분야 학술지 ‘뉴로 바이올로지오브에이징’에 게재한 바 있다. 앞으로 임상시험에서 면역거부반응과 종양형성 부작용이 거의 없이 성체줄기세포의 효능이 입증된다면 치매와 파킨슨병 예방과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해 본다.

줄기세포는 난치성, 퇴행성 질환 치료는 물론 가슴 성형, 얼굴 지방이식에도 적용되는 미래의학의 성장 동력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뇌질환 치료를 위해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가 사용될 날이 오면 ‘내가 누군가’하는 인간의 정체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정체성의 철학적·윤리적 문제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준비가 필요하다.

서유헌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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