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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기지표 하락하는데… '회복세 지속' 고수하는 정부

입력 : 2018-08-12 18:15:22 수정 : 2018-08-13 14: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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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북 ‘장밋빛 전망’ 논란/성장률 줄고 투자도 ‘마이너스’/ 통계청 선행지수 등 하락 불구/ 9개월 연속 ‘긍정적 전망’ 유지/
정책 의지 반영된 결과라지만/ 전문가 “양적 지표 치중한 판단”/“현실과 동떨어진 평가” 지적도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혁신성장관련 정부부처·기업·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 실린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종합 평가’ 첫머리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온 ‘경제 회복 흐름 지속’이라는 판단을 9개월 연속 유지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그린북에서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고’,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하고’와 같은 경기 리스크를 지적하면서도 ‘회복세’라는 표현은 고수했다. 제조업 부진과 그에 따른 고용 악화, 투자 부진에 따른 전산업 생산 하락 등 각종 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현실과 동떨어진 안일한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우리나라 경기선행지수(CLI)는 올 6월 기준으로 4개월 연속 기준점인 100 아래에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지표들은 많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6월 산업생산동향에서는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해 6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고, 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5월에 보합을 나타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월에 다시 0.1포인트 떨어졌다. 

올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0.7%를 기록하며 1분기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1분기 1.8%에서 2분기 -1.3%로, 설비투자 증가율은 1분기 3.4%에서 2분기 -6.6%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민간소비도 0.3% 느는 데 그쳐 2016년 4분기(0.3%)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정부는 경기 전망치에는 정책 의지가 반영돼 긍정적인 전망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지만 ‘경제 현실’이 ‘긍정적 전망’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굴절되고 있다는 반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 스스로도 지난달 18일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 방향’ 발표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9%와 2.8%로 기존보다 0.1%포인트씩 낮춰 잡으면서 이전까지의 ‘경기 회복 흐름 지속’ 전망을 수정한 바 있다. 그런 뒤 또다시 수출 호조 등을 이유로 ‘회복세’ 전망으로 돌아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분기 0.7% 경제성장률 기록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잠재성장률에 근사한 성장이며, 경제가 회복되는 기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경제상황에 대해 최악이라고 말하기가 어렵겠지만 너무 양적 지표만 보고 안일하게 현재 경기를 보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내수 경기가 특히 좋지 않고, 수출조차 둔화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 영향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최악의 수준으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성장률 수치만 놓고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성장률을 주도하고 있어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공격적으로 재정 지출을 늘려 위기 국면을 돌파하려고 하지만 그런 단기적인 처방은 결코 지속될 수 없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김라윤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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