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데에는 한국인의 역동성, 자주성 등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수출입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 1986 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많은 외국인이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으로 향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체류 외국인 수가 급속히 증가했다. 한국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한국 체류 외국인은 218만명으로, 2016년 사상 최초로 200만명을 돌파한 후 2년 연속 200만명을 넘어섰다. 한국 전체 인구의 4.2%가 외국인인 셈이다. 2021년에는 외국인 비중이 5.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7%)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 성장에는 외국인도 분명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은 ‘단일민족’ 국가라는 인식이 강해서인지 외국인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다른 나라보다 강한 것 같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인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 거주 외국인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는 응답이 20%대이다.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이 한국에서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40%를 웃돈다. 나도 처음엔 한국 사회에 익숙지 않아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나 한국에 유학 와 5년 정도 지내며 한국의 역사성과 문화적 특성 등을 공부하고 나서야 한국인이 외국인을 바라보는 의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의 모국인 파키스탄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는 한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 의식은 한마디로 경계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먼저, 한국인들은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므로 외국인을 이방인으로 여겨 배타적인 듯하다. 또한 한국인은 연고주의 의식이 강해 혈연·지연·학연 등 한국과 연고가 없는 외국인을 쉽게 믿지 못하는 것 같다. 이어 과거 경제성장에 급급해 외국 문화 접촉에 미흡하다보니 편견을 갖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어르신들은 외국인에 대해 적대심을 갖고 더욱 배척하는 것 같다. 이로 인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찾아 온 외국인은 한국인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많은 육체적·정신적 상처를 받곤 한다.
아만 울라 상명대 대학원 박사과정 |
흔히 외국인 300만명 시대라고 한다. 내가 한국에서 지내며 느낀 것은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외국인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더욱 촘촘히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장기체류 목적으로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을 위해 한국의 역사·문화 등을 의무적으로 교육해 한국 사회를 이해토록 하면 서로의 갈등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외국인도 권익을 보호받아 동반자로서 온당한 기회를 부여받으며 잘 지냈으면 한다.
아만 울라 상명대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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