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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인터넷은행 ‘약진’… 국내 ‘은산분리 완화론’ 비등

입력 : 2018-08-06 03:00:00 수정 : 2018-08-05 20: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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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8개 은행 6년간 폭발적 성장세 / 직원수 늘어… 일자리 年 11% 증가 / 中 위뱅크 2017년 순익 261%나 급증 / 대만·홍콩 등도 속속 규제 완화 나서 / 전문가 “산업자본 금융업 진출해야”
일본의 라쿠텐은행, 중국의 마이뱅크 등 각종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주도의 해외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ICT기업이 보유한 폭넓은 고객 네트워크에 첨단기술력과 막강한 자본력을 이용한 신산업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높은 수익률 달성과 함께 고용창출도 활발하다. 이에 대만 등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던 나라들도 최근 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추세다.


국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전통적인 시중은행과 차별화하는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절반의 성공’만 달성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은산분리 완화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해외 각국의 성공한 인터넷은행들이 대체로 기술기업 주도로 설립됐다는 점에서 혁신을 위해 진입규제는 완화하고 감독규정을 엄격히 하자는 취지다.

◆모기업 장점 살린 해외 인터넷은행들…고용·수익 창출↑

해외 인터넷은행 가운데는 일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5일 현재 일본은 8개 인터넷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8년 3월 말까지 최근 6년간 일본 인터넷은행의 총자산은 120%, 당기순이익은 38%, 계좌 수와 대출액은 각각 92%, 280% 증가했다. 직원 수 역시 같은 기간 2617명에서 5054명으로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평균 일자리가 11%씩 증가한 셈이다. 지난 1월 시행된 ‘닛케이금융기관랭킹조사’ 중 은행고객만족도 부문에서 총 37개 은행 중 상위 10위권 내에 인터넷은행이 4곳(소니은행, 스미신SBI네트은행, 세븐은행, 이온은행)이나 포함됐다.

일본 인터넷은행 8개 중 금융자본이 주도한 은행은 단 2곳(스미신SBI네트은행, 다이와넥스트은행)이다. 나머지 은행들은 전자상거래 등 기술기업으로 모기업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일본 대형마트인 이온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온은행은 ‘이온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고객에게 일정한 할인혜택을 준다. 또 이온몰에서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전자화폐 ‘와온(Waon)’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통해 최근 6년간 총자산이 3배, 당기순이익 역시 2배가량 증가했다. 통신사 KDDI가 모회사인 지분은행은 통신사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예금을 확보하면서 조달비용을 낮추고 광고·마케팅 비용을 절감했다. 통신사가 가진 정밀한 고객 정보를 신용평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자 및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매매이익을 50대 50으로 관리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도 성공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1위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모기업인 라쿠텐은행 역시 쇼핑에서 얻은 포인트를 은행 수수료 등에 즉각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데다 고객의 구매 내역과 카드 포인트, 쿠폰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설립 이후 연평균 44.7%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공룡’ 텐센트가 설립한 중국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위뱅크의 지난해 순익은 전년 대비 2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행(4.7%), 교통은행(4.4%), 공상은행(2.8%) 등 중국 국유은행들이 한 자릿수 순익 증가율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텐센트가 보유한 17억명가량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를 잠재고객으로 확보한 데다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한 간편한 대출시스템이 성장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만, 홍콩 등도 혁신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에 총력

최근 각국의 ICT기업들이 인터넷은행 혁신을 주도하면서 은산분리를 엄격하게 적용하던 국가에서도 제도완화를 통한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서두르고 있다.

단일 비금융주력자가 10% 이상 은행자본 지분 취득을 못하도록 규제하던 대만도 최근 금융 시장의 발전과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서는 비금융회사의 50% 지분 취득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홍콩 역시 지난 2월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기술회사도 홍콩에 인터넷은행을 소유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후 금융·비금융회사가 모두 참여 가능한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서를 이달까지 받고 있다. 홍콩 금융당국에 따르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50여개 기업이 참여 문의 및 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내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은산분리 규정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생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산업자본이 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어야 다수의 인터넷은행이 생겨날 수 있고, 경쟁을 거듭하며 혁신상품 발굴을 할 유인이 비로소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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