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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평양은 다르지 않을까?… 6인의 작가가 그려낸 북한

입력 : 2018-07-28 03:00:00 수정 : 2018-07-27 21: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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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공선옥, 김태용, 정용준, 한은형, 이승민 지음/엉터리북스/1만6000원
안녕, 평양/성석제, 공선옥, 김태용, 정용준, 한은형, 이승민 지음/엉터리북스/1만6000원


대한민국 소설가들이 그려낸 여섯 편의 북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일의 평양은 오늘과 다르지 않을까? 소설집 ‘안녕, 평양’은 그런 희망과 기대에서 시작됐다. 내로라하는 유명 소설가부터 갓 데뷔한 신인 작가까지의 글이 담겼다. 이 책은 3년 전 기획됐다. 애초 묻힐 뻔했으나 한반도에 해빙의 기미가 보이면서 비로소 빛을 보게 되었다.

공선옥 작가의 단편 ‘세상에 그런 곳은’은 계약직 노동자 완과 북한 이주민 준, 두 남자의 남루한 일상을 보여준다. 완은 해고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며, 이성에 대한 호감조차 삭히고 만다. 생활고 때문이다. 준은 어버이연합 시위에 용역으로 가담해 돈을 번다. 공 작가는 새터민의 이야기 등 악전고투하는 인간 군상을 가감 없이 들춰낸다.

김태용 작가의 ‘옥미의 여름’은 작가의 독특한 서사와 지적인 탐구가 엿보인다. 소설은 2023년 평양을 배경으로 한다. 북한의 최고 여성 과학자와 서울 사는 여성 기자의 만남이다. 대동강변 과학자거리에서 북한의 연구원 옥미와 남한 여기자의 대화를 통해 북한 지식인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들 또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도 학문적 열망과 예술적 기호에 심취한다.

성석제 작가의 ‘매달리다’는 느닷없이 간첩으로 내몰려 비극적인 삶을 살아간 한 사내의 인생을 담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작가는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을 내세워 인물의 희로애락을 묘사한다. 주인공이 보여주는 삶의 태도는 가슴 한구석을 때로 뜨겁게 때로 서늘하게 만든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인간성 탐색에 몰두해 온 정용준 작가는 ‘나이트버스’를 선보인다. 인디 가수와 간첩단 일행의 웃지 못할 동행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신예 작가 이승민은 ‘연분희 애정사’에서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북한 여인의 지독한 애정사를 파고든다.

책 디자인은 정은경씨가 맡았다. 정씨는 서평에서 “6편의 소설을 모두 읽은 뒤 가장 지배적으로 다가온 감각은 모호함이었다”면서 “모든 이들에게 그렇듯이, 소설가들이 바라보고 그려낸 북한이라는 이야기 역시 현실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는 흐릿한 형상과도 같다”는 소감을 전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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