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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 길 열릴까… 원인 크게 낮추는 신약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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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6 18:12:04 수정 : 2018-07-26 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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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독성 단백질 감소
오랫동안 실패를 거듭해온 치매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는 신약이 개발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본 제약회사 에자이와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주사형 치매 신약(BAN2401)이 ‘2상 임상시험’에서 치매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 신경세포의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엉긴 덩어리(플라크)를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지기능 저하 진행 속도도 상당히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2상 임상시험은 안전성과 효능을 모두 측정하는 단계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국제학술회의(AAIC 2018)에서 이 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주사제인 이 신약은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선별적으로 결합해 이 독성 단백질을 제거한다. 치매는 뇌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뭉쳐서 플라크를 형성하면 신경세포들 사이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통로를 차단해 뇌세포가 죽으면서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시험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을 통해 신경세포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형성이 확인된 경증 초기 치매 환자 856명을 대상으로 미국, 유럽, 일본에서 진행됐다. 환자들은 6개 그룹으로 나누어져 18개월 동안 몸무게에 따라 신약 △2.5㎎/㎏(격주) △5㎎/㎏(월 1회) △5㎎/㎏(격주) △10㎎/㎏(월 1회) △10㎎/㎏(격주) △위약이 주사됐다.

임상시험 결과 최고 용량이 가장 자주 투여된 다섯 번째 그룹(161명)은 위약이 투여된 여섯 번째 그룹(247명)에 비해 아밀로이드 수치가 낮아지고 인지 감소 증상도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그룹에서는 약 81%의 아밀로이드 수치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크게 떨어졌으며, 치매 증상의 진행 속도도 대조군에 비해 30% 느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치매약들은 어느 정도 아밀로이드 수치를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기억력 감퇴나 인지 장애를 완화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신약은 치매의 원인물질을 직접 제거해 초기 환자의 경우 질환 그 자체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알츠하이머 연구치료센터 소장 레이사 스퍼링 박사는 신약의 아밀로이드 감소 효과를 “드라마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30% 느려진 것은 인지기능이 어느 정도 정상이거나 약간 손상된 환자에게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약의 효능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도 존재한다. 마운트 시나이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의 새뮤얼 갠디 부실장은 “이 신약이 정말 효과가 있다면 환자가 보호자의 도움 없이 혼자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부분이 결과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상 임상시험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다음 단계인 3상 시험에서 실망을 안겼던 약들도 많았기 때문에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구 결과가 계속 긍정적이라고 하더라도 신약을 환자들이 널리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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