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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에게 핵이 없으면 죽음”, 이게 北의 본색인가

석 달 전 비핵화 합의하고도 / 변죽만 울리며 종전선언 요구 / 북핵 폐기 진정성으로 화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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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6 23:24:16      수정 : 2018-07-26 23:24:15
북한 당국이 이달 초 도당 핵심 간부들을 대상으로 ‘핵무기는 선대 수령들이 남겨준 고귀한 유산이며, 우리에게 핵이 없으면 죽음’이라는 내용의 강연을 진행했다고 한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와 배치되는 이중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겉과 속이 다른 북의 권모술수를 그대로 보여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어제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핵분열성 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의지가 없음을 새삼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오늘은 4·27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석 달이 되는 날이다.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기도 하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주요 내용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연내 종전선언 추진 등이다. 핵심은 비핵화다. 북한이 자행할지 모를 핵 재앙을 막기 위해 남북과 북·미 정상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해선 그동안 어떤 조치도 이행하지 않았다.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와 같은 변죽을 울리면서 시간을 끌기 일쑤였다. 정작 자기 할 일은 하지 않으면서 종전선언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어제도 대외용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계단을 오르는 것도 순차가 있는 법”이라며 초기 조치로서 종전선언을 거듭 촉구했다.

북한은 오늘 정전협정일을 맞아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군 수송기가 일부 유해를 원산에서 오산 미 공군기지로 이송한다고 한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와 장거리미사일 발사대 해체를 시작한 데 이어 유해를 송환하려는 건 종전선언을 조기에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교착 상태인 북·미 협상 재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본질은 북핵 폐기다. 북한은 핵 개발 활동을 계속하면서 이런 유화적 제스처로 핵문제를 가려선 안 된다. 더욱이 동창리 미사일 시설 폐쇄는 국제사회의 어떠한 검증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돼 신뢰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북한이 동창리 실험장을 폐쇄해도 몇 개월 안에 복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판국에 우리 정부는 미국에게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면서 북한의 요구대로 종전선언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한국 정부의 목표”라고 역설했다.

우리 정부가 나서서 비핵화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옳지 않다.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목표 시한을 2021년 1월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임기 말까지로 재확인한 만큼 북한 비핵화에 한·미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일방적 요구에 끌려다니면 북핵 폐기는 산으로 가고 말 것이다. 정부는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회담이 왜 시작됐는지 깊이 반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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