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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실의천하란(失義天下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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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6 23:23:14 수정 : 2018-07-26 23: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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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은 적을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최고의 병법서로 꼽힌다. 풍림화산(風林火山)을 보자. 바람처럼 숲처럼 불처럼 산처럼 임무를 완수하라는 뜻이다. “전쟁은 속임으로써 성립하며, 이로움으로써 움직이며, 분산과 집합으로써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故兵以詐立 以利動 以分合爲變者也)”라고 소개한다.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빠르기는 바람처럼 하고, 고요하기는 숲같이 하며, 쳐들어갈 땐 불처럼 하고, 움직이지 않음은 산과 같이 하며, 알지 못하게 함은 어둠처럼 하고, 움직임은 천둥벼락 치듯 해야 한다.(故其疾如風 其徐如林 侵掠如火 不動如山 難知如陰 動如雷霆)”

전제가 있다. 이 같은 병법을 쓰기 위해선 적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정보(情報)는 ‘힘’의 원천이라고 하는 것이다. ‘손자병법’은 ‘아군과 적군의 상황을 살펴 적을 제압해야 한다.(察情制敵)’며 “빛나는 성공을 이루는 것은 먼저 적정을 알기 때문이다. 먼저 적정을 안다는 것은 귀신에게 의지해 알 수 있는 게 아니며, 오직 적의 동태를 알고 있는 자에게서 얻어야 하는 것이다.(成功出於衆者 先知也. 先知者 不可取於鬼神, 必取於人知敵之情者也)”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아군의 비밀을 지키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군이 ‘자국 정권 탈취’에 욕심을 낸다면 자중지란으로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이 일파만파다. 청와대가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일부 군부 수장들의 정치 개입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시계를 40여년 전으로 되돌려놓겠다는 정치군인들의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엄정하게 수사 후 결과가 나오면 책임자 처벌과 환골탈태 기무사 개혁 기회로 삼아야겠다. ‘관자’는 “정의와 어짐을 잃으면 천하가 혼란해지니 법규를 바르게 하여 정도를 세워야 한다.(失義亡仁天下亂 正法齊規立經常)”고 가르쳤다. 군의 정치개입은 안 된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失義天下亂 : ‘정의가 실종되면 천하가 혼란해진다’는 뜻.

失 잃을 실, 義 옳을 의, 天 하늘 천, 下 아래 하, 亂 어지러울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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