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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마카비', '정계 기린아'…故 노회찬 일컫는 다양한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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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5 06:08:00 수정 : 2018-07-25 19: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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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김형민 PD, 장호준 목사 노회찬 의원 애도

故 노회찬 의원. 뉴시스
비극적인 선택으로 핍진한 삶을 마감한 ‘진보의 아이콘’ 정의당 노회찬 의원에 대한 애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많은 인사들이 다양한 비유를 통해 노 의원의 삶과 활동을 평가하고 애도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산하의 오역’으로 유명한 김형민 PD는 노 의원을 “품이 넓고 지치지 않고 힘들어도 티 내지 않고 웃을 줄 알던 드물고 드문 다윗이었다”고 애도했고, 김동호 목사도 다윗의 비유를 들어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항일 독립운동과 유신독재 반대 투쟁에 헌신했던 고(故) 장준하 선생의 아들은 노 의원이 걸어온 길을 유대 율법주의자에 맞서 유대인을 지켜낸 마카비에 비유하기도 했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노 의원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그에 대해 ‘재사형의 정계의 기린아’라고 평가했다.

◆김형민 PD “골리앗 삼성에 맞선 거의 유일한 다윗”

김 PD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한 번 시대와 용감하게 맞섰던 다윗의 죽음을 내 앞에서 목도함이 서럽고 화난다”며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PD는 “그는 우리 사회의 가장 각박한 지점에서, 가장 잔인한 적에 맞서서, 그 창과 방패에 질리지 않고 돌팔매를 휘두르던 여러 다윗 중 하나였다”며 “그 가운데서도 가장 품이 넓고 지치지 않고 힘들어도 티 내지 않고 웃을 줄 알던 드물고 드문 다윗이었다”고 노 의원을 평가했다.
김형민 PD. 페이스북 캡처

그는 이어 “매일노동뉴스 같은 돈 안 되는 일에 끈질기게 매달렸고, 김종필을 거꾸러뜨리는 비례대표로서 원내에 입성한 뒤 그의 친숙하면서도 유려한 언변은 수많은 한국인들의 가슴에 잔잔한 바람으로, 때로는 깊숙한 깨달음으로 자리 잡았다”며 “무엇보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골리앗 삼성에 맞섰던 거의 유일한 다윗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마지막으로 “당신은 쓰러졌지만 당신이 남긴 무기는 사라지지 않을 거다. 누군가 계속 그 무기를 들고 골리앗과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같이 싸울만한 용기는 없어도 목이 쉬도록 응원하겠다. 그저 잘 가시라”고 애도를 표했다.

◆김동호 목사도 다윗 비유...“다윗처럼 견뎌줬다면”

‘높은뜻연합선교회’의 전 대표인 김동호 목사도 노 의원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다윗을 비유로 들기도 했다.

김 목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참으로 아까운 정치인 한 사람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며 “다윗처럼 견뎌내 주시지 하는 생각에 하루 종일 마음이 안타깝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동호 목사. 연합뉴스

그는 “다윗의 최대 위기는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하고 그것을 은폐하기 위하여 그의 남편 우리아를 비열한 방법으로 죽인 것이 나단 선지자에 의하여 드러나게 되었을 때였을 것”이라며 “그 수치스러움은 그 어떤 역경보다 몇 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윗은 치명적인 역경과 그보다 더 치명적이었던 수치 속에서도 그 삶을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을 붙잡음으로 결국 승리했다”고 덧붙였다.

◆장호준 목사 “유대민족 지킨 마커비...누가 적폐세력과 맞서 싸울지”

항일 독립운동과 유신독재 반대 투쟁에 헌신했던 고(故)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준 목사의 경우 유대 민족을 지킨 마커비로 비유했다.

장 목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선 “유대인들은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해서는 안 된다는 유대 골수 율법주의자들의 명령에 따라 적군이 공격해 온다 해도 꼼짝 않고 앉아서 당하기만 했다”며 “동족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다 못한 마카비는 골수 율법주의자들과 담판을 통해 적군이 공격해 오면 방어하는 싸움을 하는 것은 율법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는 해석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율법을 지키는 것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민족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었기 때문”이라며 마카비가 유대를 지켜낸 예시를 들었다.
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캡처
장 목사는 이어 “‘청렴’, 사람에게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라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면서도 “백년 여에 걸쳐 켜켜이 쌓여온 친일과 독재의 적폐 부역세력들이 휘두르는 부정과 불법, 폭력에 맞서는 싸움에서 누군가는 ‘청렴’이라는 가치보다 더 소중한 ‘민주와 통일’이라는 국가와 민족의 가치를 위해 ‘청렴’ 같은 것은 개에게나 던져버리고 마주 서 싸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었다”고 고백하며 노 의원이 걸어온 길을 마카비에 비유해 호평했다.

◆남재희 전 장관 “노회찬은 재사형의 정계의 기린아” 평가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노 의원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그에 대해 투지도 있고 재기발랄한 ‘정계의 기린아’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남재희 전 장관. 연합뉴스

즉 남 전 장관은 25일 언론 기고에서 “노 의원은 무엇보다도 재치있는 말로 주목을 끌고 인기를 끌었다. 흔히 촌철살인이라고 하는 순발력 있는 정치적 발언인데, 투사형이라기보다는 재사형인 정치인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날에 재주가 번쩍이는 정치인을 정계의 '기린아'라고 부른 때가 있다. 기린이 목이 길어 뛰어나 보여서”라며 “노회찬 의원은 투지도 있고 참 재기발랄한 정계의 기린아였다”고 평가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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