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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반올림-조정위 '중재 무조건 수용' 서약, 백혈병 분쟁 11년만에 끝

입력 : 2018-07-24 13:35:41 수정 : 2018-07-24 13: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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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조정위 중재 합의서 서명식'에 참석한 반올림 대표인 고 황유미 씨 아버지 황상기씨, 김지형 조정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왼쪽부터). 반올림측은 곧 천막농성을 해제할 예정이며 중재위가 10월초까지 최종 중재안을 마련하면 삼성전자는 즉시 이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뉴시스

삼성전자 백혈병 분쟁이 11년만에 끝을 맺는 절차에 돌입했다.

당사자들인 삼성전자와 피해자측이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향후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한다고 서약 했다.

23일 삼성전자·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조정위원회 3자는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법무법인 지평에서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을 열었다.

이 자리엔 삼성전자 김선식 전무, 반올림을 대표해  황유미 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대표,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향후 조정위가 마련할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무조건으로 수용하겠다고 약속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총 8개 조항의 합의문 중 핵심은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원장이 마련하는 중재안에 따르기로 하는 것에 합의한다'는 내용이다.

중재 대상은 ▲ 새로운 질병보상규정 및 보상절차 ▲ 반올림 피해자 보상방안 ▲ 삼성전자 측의 사과 권고안 ▲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으로 명시했다.

삼성전자의 의무에 대해선 '중재안에서 제시하는 절차에 따라 중재안을 이행한다'고 명시했다.

반올림도 '합의가 이뤄지는 날을 기준으로 수일 내 삼성전자 앞에서의 농성을 해제할 것'과 '중재안에서 제시하는 절차에 따라 반올림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보상받는 데 필요한 사항을 이행할 것'을 의무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반올림은 이번 주안에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1022일째 이어온 천막농성을 중단하고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다.

반올림의 황 대표는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10년 넘도록 긴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건 참으로 섭섭한 일이다"며 "정부도 회사도 존재하는 이유를 안 물어보려야 안 물어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그래도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환영한다"며 "우리나라 노동현장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삼성전자를 대표한 김 전무는 "중재방식을 수용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김 전무는 "회사는 조정위가 타협과 양보의 정신에 입각해 가장 합리적 중재안을 마련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정위의 향후 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앞으로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할 일도 많다"며 "최대한 절차를 촉진해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위는 중재안 마련을 위해 산하에 자문위를 설치하고 전문가 중심의 사회적 논의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스케줄을 보면  오는 8∼9월 중재안 내용을 논의해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 내용 발표의 순이다.

이후 10월 안에 삼성전자가 반올림 소속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완료한다.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던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이후 지금까지 타협점 없이 평행선을 달려 왔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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