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이 가장 고민하는 대목은 자신의 당대표 출마를 놓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당·청의 균형관계를 위해 중량감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요구와 평의원으로 남아 당의 원로로서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혼재돼있다는 것이다.
당 대표 선거와 관련, 거취가 주목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왼쪽은 설훈 의원. 뉴시스 |
반면 이 의원의 등판이 친노 회귀나 구정치의 프레임에 갇혀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당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가진 그가 당권을 잡고 차기 공천권까지 확보한다면, 여권 전체에서 막강한 구심력을 갖게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집권 중반기에 한창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야하는 청와대와 측근 그룹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당 안팎에 많은 요구가 있고, 이 의원 스스로 역할과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결단이 늦어지는 것”이라며 “추대 형식을 원하고 교통정리를 위해 시간을 두는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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