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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정부마저 포기한 3% 성장…추경급 재정 투입 '약발' 미지수

입력 : 2018-07-18 18:48:39 수정 : 2018-07-18 21: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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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저소득 대책 / 또 나라 곳간 풀어 경기 떠받치기 / 근로장려금 지급 168만 가구 늘어 / 구직활동 청년에 月 50만원 지원 / 일자리 17조원 투입에도 고용 참사 / 2019년에도 ‘470조 슈퍼예산’ 예고 / 전문가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최근 경제 상황은 정부가 올해 3% 성장률을 포기할 정도로 심각하다. 정부 전망치가 정책적 의지와 기대치를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기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가라앉는 경기를 끌어올릴 대책은 결국 ‘나랏돈’이었다. 하반기에 투입되는 3조8000억원은 지난 5월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맞먹는 규모다. 저소득층 소득 지원 대책인 근로장려세제(EITC)도 3조8000억원으로 3배가량 늘어난다. 결국 내년에는 ‘슈퍼 예산’이 불가피해졌다.

소상공인 고충 듣는 金 부총리 1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카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남정탁 기자
◆재정 통한 경기 활성화… EITC도 확대

18일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 방향과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 대책은 ‘재정을 통한 경기 활성화’로 요약된다.

우선 정부는 이달 내 주택도시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의 주요항목 지출금액 중 3조2000억원에 대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주택구입·전세자금대출, 구조조정 업종 보증 확대 등 초과수요가 있는 융자사업을 중심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보험기금에서는 현재 유급휴직자 외에 무급휴직자에 대해서도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하고,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는 공공기관 태양광 보급을 늘린다.

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주요항목 지출금액의 20% 범위에서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공공기관 투자도 확대된다. LH·수자원공사는 노후 공공임대아파트 개선과 시화호 주민 기반시설공사, 토지보상 등에 4000억원을, 도로공사와 철도공사 등은 CCTV·안전난간 확충, 도로비탈 사면 정비 등에 2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EITC 기준은 대폭 완화됐다. 저소득 근로자나 자영업자 가구에 가구원 구성과 총급여액 등에 따라 산정된 근로장려금을 지급해 근로빈곤층의 근로 욕구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 정부는 현재 지급액(1조2000억원)의 3배 이상인 3조8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지급 대상도 166만 가구에서 334만 가구로 늘린다.

청년들을 위한 구직 지원책도 강화된다. 내년부터 졸업 후 2년 이내 일정 소득 이하 청년은 월 50만원 한도로 6개월간 구직활동지원금을 지급한다. 현재는 정부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취업 성공패키지 3단계에 참여하는 청년에 한해 월 30만원 한도로 3개월간 지급한다. 

곤혹스런 金부총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을 밝히는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남정탁 기자
◆재정 투입 효과 있나… 재정 건전성도 우려

정부는 내년에도 대규모 재정지출을 예고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총지출 증가율이 7% 중반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이미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10% 이상 늘려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한 상태다. 여당 요구대로라면 내년 예산규모는 470조원을 넘게 된다.

정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매번 나랏돈을 풀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본예산을 제외하고 일자리 사업에 들어간 돈만 17조원에 달하지만, 고용 상황은 오히려 악화일로다. 재정 투입이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의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을 어떻게 하고, 소비를 어떻게 진작시킬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번 대책은 경제정책이 아니라 복지정책에 가깝다”며 “소득주도성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였지 사람에게 무상으로 준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김 부총리와 소상공인이 만난 자리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한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종환 서대문구소상공인회 이사장은 “이미 소상공인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뺨을 때려 준 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업종별, 규모별로 차등 적용해달라고 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홍창기 신촌 무교동 낙지 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이 235만원에서 270만원 선으로 오르는데 4대 보험 등을 더하면 50만∼6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며 “이미 한계선상에 있는 사업장이 많은데 인건비가 오르니 큰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여러 경제문제가 모두 최저임금 때문에 생긴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정책 방향성은 맞지만 어떻게 보완하고 지원하고 (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게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박영준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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