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행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통해 ‘친박 망령’ 등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을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에 참석했던 한 중진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행이 여태까지 한 사과 중에서 가장 진솔한 사과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제 부덕의 소치를 (사과했고) 의원들이 마음 아팠던 부분도 다 해소를 시켰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12일 의총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심재철 의원을 향해 “‘누드사진 파문’ 당시 막아주지 않았느냐, 나한테 그럴 수 있느냐”고 비난해 ‘막말’ 논란이 일었다.
의총 전에는 친박(친박근혜)계가 김 대행 사퇴를 공개리에 요구하면서 정면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의총 전 초선모임에서 김 대행 사퇴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서 분위기 조성에 실패한 데다 김 대행이 고개를 숙이면서 양측 간 격돌이 벌어지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김 대행이 주말 동안 의원들에게 전화를 해 설득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주 의총에서 친박계와 김 대행 간 벌어진 막말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일단 충돌은 피하자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행 거취 논란이 일단 잦아들면서 비대위 출범은 기정사실화하는 모양새다. 의총에서는 비대위원장 최종후보 5인 중 이용구 감사위원장을 제외한 4명을 대상으로 선호도 투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행은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비대위원장을 확정, 17일 오전 전국위원회에서 추인을 받기로 했다. 김 대행은 “의원들 여론과 반하는 결정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늦어도 17일 아침에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비대위원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김병준 교수를 비대위원장 1순위로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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