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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다 가족의 행복” 지방대 청년들의 꿈

입력 : 2018-07-14 03:00:00 수정 : 2018-07-13 20: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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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렬 지음/오월의봄/2만4000원
복학왕의 사회학- 지방 청년들의 우짖는 소리/최종렬 지음/오월의봄/2만4000원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학을 가르치는 나는 학생들에게 도움 되는 사람인가? 9급 공무원이 되어 평범한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게 꿈인 학생들에게 학과 공부는 뒷전인 채 토익 공부를 하거나 ‘마케팅원론’ 수업을 수강하는 걸 더 이상 비판할 수는 없다.”

지방대학 교수인 저자는 지방 청년의 목소리를 분석해 이 책을 냈다. 저자는 6명의 지방대 재학생과 17명의 졸업생에게 묻고 얻은 답변을 분석했다.

질문은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등에 집중되었다. 6명의 학생들은 답변에서 “적당히 일하면서 가끔 여행이나 다니며 즐겁게 살고 싶고, 부모님과 그래왔듯 자신도 평범한 가족을 이루어 살고 싶다”고 했다. 지방대 학생들에게 최고의 가치는 성취나 성공이 아닌 ‘가족의 행복’이다. 가족을 꾸려 평범하게 사는 것을 꿈꾸는 이들에게 ‘알고자 하는 의지’나 ‘신자유주의 체제’ 등의 담론은 별 의미가 없었다.

저자는 이어 17명 졸업생들의 답변도 받아보았다. 서울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가 있는 반면, 극도의 경쟁과 고단한 서울살이에 지쳐 지방으로 되돌아온 이도 있다. 지방에서 낮은 눈높이로 중소기업에 취직해 살아가는 이도 있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이도 있다. 서울에서 생존주의자로 변신하여 몰입해 살아가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졸업생들은 여전히 ‘적당주의 집단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저자는 “사실 가족의 행복은 지방대생들이 꿈꿀 수 있는 최대의 가치라는 점에서 패배주의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더 높은 곳으로’의 삶은 경쟁에 뛰어들어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만 가능하지만, 지방대생들은 경쟁에 뛰어들어봐야 실패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해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 지방대생의 우울한 미래, 해결책은 없는가.

저자는 “한국 사회는 국가가 만들어놓은 사회 안전망이 부재한 상태로 가족 안전망에 기대어 굴러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국가가 주도해 중소기업을 키우고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며 정당한 대우를 받는 노동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대생들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자아를 좁은 가족 안에만 놓지 않고 다양한 영역과 차원에서 설정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자는 “지방 청년들에게 몰정치적이고 ‘자기계발에만 힘쓰는 동물과 속물일 뿐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이는 현실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소치”라고 꼬집는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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