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에 따르면 이날 수도 마닐라에서 최소 5곳에서 의문스러운 플래카드가 발견됐고, 필리핀 인터넷상에서는인터넷상에서는 ‘중국의 지방’, ‘남중국해’ 등 용어 검색이 쏟아졌으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관련 기사가 수천회 클릭 되고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 곳곳에 붙은 “필리핀은 중국의 일부”라는 플래카드를 시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제거하고 있다. 사진=구글 캡처 |
인터넷 상에서는 충격과 분노를 나타내는 이모티콘들과 함께 수많은 댓글이 뒤따랐다. 2년 전 PCA의 소송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웃기는 일이 아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몇몇 네티즌들은 정부의 친중국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며 야당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행보에 제동을 걸지 않는 필리핀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우리는 중국에 너무 많이 나라를 팔았다”고 자조했다. 또 “PCA의 재판 결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정부에 ‘자살골’이라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도 현 정부의 무대책에 대해서는 평화적으로라도 시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필리핀과 중국은 남중국해를 놓고 과거 극심한 갈등을 빚어 왔으나, 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2016년 7월 집권한 이후부터는 중국의 투자와 무역확대, 차관제공 등을 바라면서 친중국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종종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높게 평가하는 말들을 했고, 올해 초 시 주석을 만났을 때 농담으로 “필리핀을 중국의 지방으로 편입하겠다”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대통령 대변인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플래카드의 배후에는 야당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중국 외교부도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 발표도 하지 않았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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