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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예멘 난민 찬성하나…“인도주의 차원” “협정가입 국제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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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5 09:00:00 수정 : 2018-07-04 21: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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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예멘 난민 수용 찬성 주장 들어보니
지난달 30일 서울 세종로파출소 앞 ‘난민 수용 촉구 집회’ 현장. 뉴시스
“당장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해가면서 서서히 동화시키고 적응을 도와줘야 한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해야 할 때다.” “난민 반대는 사회에 만연한 배외주의, 인종차별, 반지성주의 때문이다.”

예멘 내전 속에 올 들어 제주도로 예멘 난민 500여명이 들어와 난민지위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치인과 연예인 등 많은 사람들이 난민 수용 찬성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일부 시민은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즉 지난달 30일 서울 도심에서는 난민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사람들은 난민 문제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마땅히 책임져야 할 문제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 난민 수용 반대는 배외주의와 인종차별에서 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난민 수용 반대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뉴시스
◆“인도주의와 인권 차원에서 난민 보호해야”

예멘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이들은 인도주의와 인권 차원의 난민 보호를 촉구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6일 ‘제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참석,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국제적인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피난민을 받아들이며 생기는 지역의 치안 문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 주민과의 동화 문제 이런 것들이 제주를 넘어 한국의 숙제이다 보니 쉬운 대답이 안 나오는 것”이라며 “다 받아 적절한 생활 거처라든지 당장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해가면서 서서히 동화를 시키고 적응을 도와주는 것이 정답이지만 제주도가 처리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정우성. 뉴시스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씨도 이날 포럼에 참석해 “어떤 분들은 우리 국민의 인권보다 난민 인권이 더 중요한 것이냐고 질문하시는데, 난민도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하나의 인격체이니 그들의 인권에 대해 한번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누구도 우선시 될 순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대중에게 인권은 막연하고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다. 특히 제주도민들의 ‘그럼 제주가 다 책임져야 해?’라는 반감과 불안감은 클 수 있다”며 “이 같은 인식은 (예멘 난민들의) 출도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출도가 허가됐다면 난민들이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해 정부와 제주도의 부담도 덜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맡아야 할 책임의 문제”

찬성자들은 난민 문제는 국제사회의 문제라며 우리나라도 1993년 난민협정을 가입한 만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우 정우성씨가 난민 인권에 대해 언급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일부 국민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막연한 불안과 편견이 우리의 판단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도 한때 난민이었다”며 “우리가 난민이던 때 절박하게 내밀던 손을 잡아준 국제사회의 도움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도주의적 접근이 우선”이라며 “가슴을 열고, 그 방법을 함께 찾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난민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국제 사회의 문제다. 일종의 님비(Not In My BackYard) 현상이 국제적으로 일어난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국제적 책임과 인권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난민 문제를 범죄나 특정 종교와 연결시켜 과도한 공격을 하는 것, 사실과 다른 정보로 공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난민과 무슬림과 관련해 잘못 유통되는 사실관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 뉴시스
◆“난민 향한 차별 거두고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예멘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이들은 난민을 향한 차별적인 관점을 거두고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이 편협한 국가 이익을 내세우고 있다”며 “다문화를 거부하고 이방인을 차별하며 약소국에 관대하지 않고, 단기적 이익에 목숨을 걸면서 진정한 의미의 발전을 두려워하며, 차별과 양극화로 공동체성을 상실한 한국의 천민자본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난민과 북한 주민을 함께 언급하면서 “난민 500여명 수용을 터부시하는 이 나라는 북한 주민에 대한 포용에도 관심이 없다”며 “경제적 불평등이 차별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이어지고, 그것이 혐오 정서와 연결되는 것을 방치하는 사회에는 기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 세종로파출소 앞에서는 ‘난민 반대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주최 측은 “우리는 이 사회에 만연한 배외주의와 인종차별, 반지성주의 등 파시즘의 맹아들과 싸울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에 예멘 난민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집회 참석자들은 “그들에게는 냉정과 동정의 시선이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난민들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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