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약 60만명의 사람이 매년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주시 인구 전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현재 자살 사망자 통계는 있어도 자살 시도자와 관련한 현황은 없다. 사실상 집계가 불가능한 탓이다. 학계에서는 자살 사망자가 최소 2∼4번의 자살 시도를 하는 점과 응급실 내원 환자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자살 시도자 숫자를 사망자의 20∼150배로 추정한다.
윤진 중앙자살예방센터 교육개발팀장은 “자살 시도자 1명당 가족 4명, 친한 지인 2명이 있다고 가정하면 매년 360만명이 마음의 병을 얻는 것”이라며 “자살 문제는 국가와 국민 전체가 나서야 하는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부산시 인구(약 360만명)와 맞먹는 사람이 소중한 이의 비극적 선택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살아간다는 뜻이다.
자살은 취업, 학업, 경제적 어려움 등과 맞물린 사회 문제인 만큼 국가의 지원·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변의 작은 관심으로도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 인력과 1회 접촉한 경우 자살 위험도를 상·중·하로 나눴을 때 ‘상’에 속한 사람의 비율은 15.6%였지만,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10.5%, 8.1%, 6.3%로 줄어들었다.
4일 서울 마포대교 난간에 ‘많이 힘들었구나’라는 자살 예방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관심과 위로의 말이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제원 기자 |
윤 팀장은 “자살시도자들은 말로, 행동으로, 상황으로 죽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는 경우가 많지만 안타깝게도 뒤늦게 깨닫고 자책하는 가족이 많다”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혹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묻고 도움받을 곳을 연계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