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북·미 양측은 지난 6·12 센토사합의 이후 19일만에 판문점에서 접촉했다. 속도전으로 달려온 북·미협상 일정은 갑자기 장기간 멈춰버린 모양새였다. 그 사이 미국에서는 북한 관련 이상징후가 포착된다는 보도가 줄줄이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지가 없다는 해설이 잇따랐다. 폼페이오 장관이 6일쯤 방북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지만, 미국 측은 이를 공식발표하거나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1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서신 전달이 있었고, 이틀 후인 3일 백악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5일 평양으로 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외교소식통은 4일 “센토사합의 후 북측이 3주 가까이 무응답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폼페이오 장관 방북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내기위해서라도 지도자 간 신뢰를 다시 확인하면서 통큰 결단을 촉구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한 내용은 구체적이고 세세한 안건이라기 보다는 양측이 다시금 신뢰를 확인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를 이용한 정상 간 직접소통을 통해 20일 가까이 지속된 침묵의 국면을 깬 셈이다.
정상 간 결단으로 비핵화 담판을 짓자는 톱 다운 방식을 견인해 가는 것은 우리 정부 방침이기도 하다. 5월 북·미정상회담 취소 선언 때 미국 존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북한 최선희 외무성부상 등 외교라인에서 벌어진 공개적인 말싸움이 누구도 후퇴하기 어려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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