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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얻은 것 없는데…"北 전쟁 막았다" 셀프 홍보 나선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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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4 14:59:02 수정 : 2018-07-04 15: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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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핵전쟁을 막았다’고 자화자찬을 계속하자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혹평을 받은 데 이어 북한이 이 회담 이후에도 핵·미사일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미국 정보 기관의 보고서가 나와 수세에 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트위터를 이용해 ‘셀프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동에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북한 통치자 김정은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트럼프의 여론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대화가 잘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개월간 로켓 발사나 핵 실험이 없었고, 아시아 전역이 흥분으로 전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직 가짜뉴스와 야당만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북한과 전쟁 중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면 3000만, 4000만, 5000만 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초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에도 자신이 취임하기 전 북한과 전쟁할 가능성이 정말로 충분했고, 전쟁이 발발했으면 수백만 명이 희생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이제 더는 북한 핵 위협이 없다”면서 “미국인은 발을 쭉 뻗고 자도 된다”고 말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내셔널 하버에서 열린 공화당 최대 후원단체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의 빅토리 랩

워싱턴 포스트(WP)은 이날 사설을 통해 “북한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샴페인을 아직 터뜨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보내고 있는 신호와 미국 정보 기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관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빅토리 랩’(victory lap)을 할 때가 아니라고 WP가 지적했다. 빅토리 랩은 우승한 운동선수가 트랙을 천천히 한 바퀴 도는 것을 말한다.

북·미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의 시작이지 결코 끝이 아니라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더욱이 미 국방부 산하 정보 기관인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기존의 핵무기를 은닉하고,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을 운영해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는 의혹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향후 협상에서 북한의 핵시설의 전모를 공개하는 자진 신고를 요구하지 않으면 미국이 앞으로 함정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전날 북한의 새로운 핵·미사일 활동 의혹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곤혹스러운 새로운 증거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가 지난 2월8일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과 핵전쟁 가능성

CNN 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고 공포를 조성한 뒤 안심을 시키는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마디로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핵무기 보유국인 북한과 무력 충돌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를 보면 세상은 정말로 위험한 곳이어서 국민이 자신에게 투표하거나 지지를 보내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이 방송은 “전쟁이 임박할 정도의 위험과 위협이 도사리고 있으면 국민은 안전을 바랄 수밖에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책략에 말려들게 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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