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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왜 자초했을까? 기내식 업체 교체 두고 뒷말 무성

입력 : 2018-07-03 17:10:42 수정 : 2018-07-03 17: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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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아시아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김수천 대표이사의 사과문. 출처=아시아나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가 3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란을 일으킨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는 중이다.

3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76편의 항공기 중 1편이 지연 출발했으며, 8편이 기내식 없는 ‘노밀(No meal)’ 상태로 운항됐다.
 
전날 역시 75편 중 18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됐고, 16편은 기내식 없이 출발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에 새로 기내식을 공급하게 된 업체 샤프도앤코의 협력사 중 한 곳의 대표인 A씨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기내식 대란 첫날인 지난 1일에도 전체 항공 80편 가운데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고, 기내식 없이 출발한 항공편은 36편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밝힌 기내식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업체인 샤프도앤코코리아의 기내식 생산 및 배달이 미진해서다. 새 기내식 공급업체의 공장 건설 중 화재가 발생한 뒤 대체 업체를 찾지 못하는 바람에 공급 역량이 미달되는 소규모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게 발단이 된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이후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해왔던 루프트한자스카이세프그룹(LSG)와의 계약 연장을 근거로 금호홀딩스에 거액의 투자를 요구했다 협의가 무산되자 계약관계를 올해 초 청산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LSG는 전 세계 50~60개국의 주요 공항에 기내식과 항공기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대형 글로벌 업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LSG의 자회사 LSG코리아는 2016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재계약을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이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작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LSG를 대체할 회사를 물색해오다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스위스의 기내식 공급업체 게이트고메(Gate Gourmet)의 자회사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회사였던 게이트고메는 2016년 HNA(하이난항공그룹)에 인수됐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같은해 말 아시아나항공이 LSG와 재계약하지 않고 새로운 기내식 공급을 위해 설립에 참여해 4대 6의 자본금 비율로 설립한 회사다. 공교롭게도 새 계약자인 게이트고메코리아의 모회사  HNA는 지난해 3월 금호홀딩스가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BW를 1600억원에 취득했다.

당초 게이트고메코리아는 LSG의 기내식 공급이 종료되는 지난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기에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기내식을 생산하는 공장에 불이나 공급 시점이 올해 10월1일로 미뤄졌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9월30일까지 3개월 가량 단기간 대체 기내식을 공급해줄 회사를 물색했고, 게이트고메코리아의 협력사이자 외국 항공사에 소규모로 기내식을 공급해오던 샤프도앤코를 찾아내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샤프도앤코를 통해 기내식을 공급받겠다는 아시아나의 발상은 애초 미흡했다는게 업계 지적이다. 하루 81편의 국제선 항공기를 띄우는 아시아나가 필요로하는 기내식 물량은 2만5000~3만분에 이른다. 이에 반해 샤프도앤코는 1일 3000명분을 생산하던 소규모 생산업체다. 

무엇보다 기내식을 만들어 운반 및 탑재하는 과정에서 특수 수송 차량과 장비, 숙련된 기술을 갖춘 인력이 필요한데, 해당 업체의 준비 미숙과 지난 1일 폭우가 더해져 작업은 더욱 지연됐다.

현재 국내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경쟁사인 대한항공의 기내식 사업본부와 LSG코리아 정도였다. 아시아나 항공은 샤프도앤코와 계약을 맺기 전 LSG를 상대로 단기 공급 계약을 타진했으나 불발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홈페이지에 김수천 사장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최근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겼다.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뉴스팀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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