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나설 듯/故 구본무 회장 지분 다 받으면/상속세만 1조원에 달할 전망
구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해 “그동안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와 인간존중, 정도경영이라는 자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며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약속했다. 재계에서는 LG그룹 안팎에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편, 성장동력 발굴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점에 주목, 구 회장의 향후 경영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78년생인 구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2006년 9월 LG전자 재경부서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대학원 석사과정(MBA) 중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회사를 다니며 경험을 쌓았다.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으로 재입사한 구 회장은 2011년 차장으로 승진해 실무를 익혔다. 올해부터 LG전자 ID(상업용디스플레이)사업부장(상무)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구 전 회장을 대신해 회장 역할을 수행한 삼촌 구본준 LG 부회장의 사업독립 과정도 구 회장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구 부회장은 이날부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연말 임원인사 때 퇴임한다. 구 부회장은 앞서 LS와 희성전자 등을 창업한 일가 형제들처럼 계열사를 분리할 전망이다. 구 부회장이 약속대로 조카에게 길을 열어 준 만큼 구 회장이 어떤 보답을 할지도 관심이다.
이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부터 구 회장이 경영전면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 역시 “구 회장이 올 연말까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지주사 경영 현안을 챙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신성장 사업 육성과 함께 기업 간 거래(B2B) 사업 고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으로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전자장비(전장) 등의 분야가 꼽힌다. LG가 올해 로봇 전문업체인 로보티즈와 로보스타 등에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어 관련 분야를 집중 육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는 이를 통해 미래 산업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다.
재계 관계자는 “비교적 경험과 경륜이 부족한 데다 입사 이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당장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주력 계열사 부회장들의 보좌를 받겠지만 새로운 총수를 맞은 LG의 변화를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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