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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성큼 다가온 ‘꿈의 양자 컴퓨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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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7 20:37:50 수정 : 2018-06-27 20: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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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보다 속도 1000배 빨라/글로벌 IT 기업들 개발 박차/한국선 기초 연구수준 머물러/IBM “5년 내 상용화”… 준비 필요 올해 초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전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크르자니치가 양자(量子·quantum) 컴퓨터 기술을 소개하면서 미래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 컴퓨터가 세간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얼마 전에는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한 ‘글로벌 양자컴퓨팅 기술’ 워크숍에서도 많은 사람이 참여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서도 양자 컴퓨터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박영준 전 서울대 교수 전기정보공학
양자 컴퓨터는 양자 역학의 원리에 따라 작동되는 첨단 미래형 컴퓨터로 인공지능(AI)·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의 컴퓨터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컴퓨터 기술이다. 이러한 양자 컴퓨터는 집채만 한 크기를 차지하는 슈퍼 컴퓨터보다 1000배 정도 빨리 계산할 수 있고, 통신에 사용하면 해독이 불가능한 암호를 해독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지금 미국에서는 양자 컴퓨터 이후의 암호 해독 기술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선두 기업이 양자 컴퓨터 벤처기업에 투자를 시작했음에도 현재 양자 컴퓨터를 전공한 인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해 양자 컴퓨터 분야를 전공하기만 하면 큰 돈을 주고라도 모셔 가는 게 현실이다.

양자 컴퓨터 기술은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유럽 벤처기업이 이끌고 있는데 특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거대회사들이 거액의 투자를 통해 응용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이같이 IT 글로벌 기업이 양자 컴퓨터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양자 컴퓨터가 기존 디지털 컴퓨터에 비해 월등한 연산속도를 기반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산업화 가능성을 탐구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대학을 중심으로 수년 전부터 양자정보의 기본 처리 단위인 ‘큐비트’를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기초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양자 컴퓨터는 도대체 어떠한 이유로 디지털 컴퓨터보다 높은 성능을 가지는 것일까. 양자 컴퓨터는 ‘0’이기도 하고 ‘1’이기도 한 양자역학적 ‘중첩’ 상태를 이용해 병렬연산이 가능하다. 즉 기존 디지털 컴퓨터의 비트(bit)는 0과 1중 하나의 값만 입력할 수 있는 데 반해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Qbit)는 0과 1을 중첩할 수 있어 정보를 동시에 다량으로 처리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양자 컴퓨터는 계산 효율이 높다.

나아가 양자 컴퓨터의 진정한 기능은 두 개 이상의 큐비트를 서로 결합시키면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하고 처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첫 번째 큐비트의 회전 형태가 두 번째 큐비트의 회전에 영향을 주게 만들면, 두 번째 큐비트의 정보가 변하게 된다. 이렇게 두 개 큐비트의 결합을 ‘양자 결합’이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더 많은 양의 정보를 표현하고 처리할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큐비트를 표현하고 이를 마음대로 처리해 원하는 계산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소자(素子)가 필요할까. 양자정보 처리에는 원자, 빛, 슈퍼 컨덕팅 소자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이 존재하는데 무엇이 상업적인 양자 컴퓨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양자역학적인 성질을 가진 전자의 스핀(성질)이나 빛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자 컴퓨터 시장은 아직 기술발전이 초기 단계로 이를 선점할 경우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컴퓨터가 출현했을 때 인류가 이 컴퓨터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듯이 지금은 양자 컴퓨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디지털 컴퓨터도 PC, 스마트 폰, 데이터 센터 같은 형태로 현대 문명의 도구가 됐다. 이렇듯 양자 컴퓨터도 이와 같은 성공 과정을 밟을 수도 있고, 기존 컴퓨터와 연계해서 특별한 문제를 잘 푸는 보조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IBM시스템 최고기술책임자(CTO) 스콧 크라우더는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년 정도가 되면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가 머지않았으니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박영준 전 서울대 교수 전기정보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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