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새 검찰 지휘부가 내건 두 가지 키워드 '인권'·'겸손'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8-06-24 10:46:35 수정 : 2018-06-24 13:28:3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신임 고검장들 "국민이 보기엔 부족한 부분 많아"
지검장들도 "권위·오만 버리고 신뢰 회복에 매진"
법무부가 지난 19일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승진 또는 전보된 이들이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집무에 들어갔다. 새롭게 검찰 지휘부를 형성한 간부들의 취임 일성은 ‘인권 옹호’와 ‘겸손한 자세’였다.

신임 고검장들이 지난 22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집무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박정식 서울고검장, 이금로 대전고검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박균택 광주고검장.
◆고검장들, "검찰 소명은 국민 인권보호" 한목소리

24일 검찰에 따르면 박정식(57·사법연수원 20기) 신임 서울고검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의식한 듯 “앞으로 형사사법 절차와 관련해 큰 변화가 예상되고 많은 논의가 이뤄지리라 생각된다”며 “검찰 구성원들은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고검장은 “고검의 주요 업무는 검찰의 1차 처분에 대한 항고사건 수사인 만큼 검찰의 업무에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더욱 신속히 효과적으로 구제할 방안은 없는지, 항상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금로(53·사법연수원 20기) 신임 대전고검장도 “그간 우리 검찰의 부단한 노력에도 국민이 바라보는 검찰의 모습에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며 “기록 한건 한건에 정성을 모아 억울한 사람이 없는지, 중한 죄를 지었는데도 처벌받지 않는 사람은 없는지 잘 살펴 검찰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이 시속 100㎞의 속도로 변화할 때 시속 80㎞로 가면 결국은 뒤쳐진 조직이 된다”며 “변화된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검찰이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호철(51·사법연수원 20기) 신임 대구고검장은 “헌법 가치를 지키고 법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검찰 본연의 기본적 사명”이라며 “업무를 수행할 때는 검찰의 제1 사명이라 할 수 있는 인권보호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에 대한 검사의 통제는 인권침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핵심적 장치”라며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주문했다.

황철규(54·사법연수원 19기) 신임 부산고검장도 “검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국민이 우려 섞인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며 “공정과 정의의 실현이라는 검찰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논의 과정에서 국민을 위한 최적의 형사사법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검찰이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며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을 주도한 박균택(52·사법연수원 21기) 신임 광주고검장은 “검찰 제1의 소명은 국민 인권보호”라고 단언했다. 박 고검장은 “검찰이 사법기관이나 인권옹호 기관이라는 인식 대신에 수사기관, 인권침해 기관, 무소불위 기관으로 인식되는 풍토가 안타깝다”며 “검사들이 변호인 면담 요청을 회피하고 조사 참여 요청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지사건 건수나 직접 수사 후 구속 건수를 자랑으로 여기는 생각들도 이제는 없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기존 검찰의 관행과 타성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지검장들, "권위·오만 버리고 겸손해져야" 자성도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지방검찰청 가운데 규모가 큰 주요 지검의 기관장에 오른 간부들도 ‘인권 옹호’와 ‘겸손한 자세’에 한목소리를 냈다. 김우현(51·사법연수원 22기) 신임 인천지검장은 취임사에서 “수사 과정에서 인권을 보호하고 절차적 정의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 가치”라며 “많은 국민이 현재 검찰 위기는 오만함과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 정부안을 의식한 듯 “검찰은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이라는 화두 앞에 깊은 탄식을 내뱉으며 덩그러니 외롭게 놓여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게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차경환(49·사법연수원 22기) 신임 수원지검장도 “검찰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권과 법치가 있어야 한다”며 “검찰개혁이 큰 사회적 화두가 된 시대에서 검찰의 진정한 변화는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제대로 인식하고 공감하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대표적 ‘특수통’ 김기동(53·사법연수원 21기) 신임 부산지검장 역시 “검찰이 인권보호에 충실했는지 돌아보고 잘못된 관행을 고쳐나가자”며 “압수수색, 계좌추적 등 강제수사는 꼭 필요한 경우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안통’ 이정회(52·사법연수원 23기) 신임 창원지검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정부안을 의식한 듯 “국회 입법절차가 예정되는 등 외부적 개혁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며 “보다 겸허한 자세로 스스로 성찰하고 선진적 형사사법 체계를 만드는 데 검찰 모두의 동참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웅걸(52·사법연수원 21기) 신임 전주지검장도 “검찰은 현재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무엇보다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최근 검찰이 개혁 대상으로 전락한 원인은 과도한 직접 수사에 있다. 직접 수사는 객관성을 상실하기 쉽고 자기 편견에 빠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