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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와 만납시다] 축구팬들의 지난 '월화수목금'은…'절망·희망·안타까움'

입력 : 2018-06-23 08:00:00 수정 : 2018-06-22 09: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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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전 0대1 패배를 뒤로 하고 ‘반전’을 꿈꾸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멕시코와의 2차전을 앞두고 로스토프나도누에 입성한 가운데 아쉬움과 분노 속 축구팬들의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1차전 이후 5일이 지났다. 여러 축구팬들의 지난 ‘월화수목금’은 어땠을까.

독일을 1대0으로 누른 멕시코의 파괴력을 TV 중계로 지켜본 축구팬 신모(30)씨는 2차전 승리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괜히 기대를 걸어봐야 실망만 클 뿐이라면서 애초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는 게 신씨의 주장이다.

신씨는 “적어도 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며 “스웨덴,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한숨 돌리고 독일을 상대로 잘 마무리만 하면 조 2위로 16강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축구팬이 바라는 결과가 이렇지 않느냐”며 “1차전을 이겨야 희망을 보는 게 사실인데 지금 상황에서 더 큰 기대를 해봤자 실망만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대는 하지 않지만 신씨는 TV로 멕시코전을 지켜볼 예정이다. 그는 “자정에 경기가 열리는 만큼 밖에서 보지 않을 계획”이라며 “집에서 생중계로 본 뒤, 잠자리에 들겠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 경기를 앞두고 러시아 로스토프의 한 숙소에 도착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한 축구팬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팬 이모(31)씨는 ‘공은 둥글다’며 언제든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축구는 마지막 경기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려야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추가시간 동안에도 얼마든지 골이 터질 수 있고, 실제로 우리는 ‘극장골’을 수없이 봐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경기 막판까지 심장 떨리는 각축전이 벌어지기를 바라는 건 아니라면서 이씨는 “마음 편하게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고 전후반을 끝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못해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라며 “그들도 국민의 염원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자기 가슴에 달린 태극마크의 무게를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축구팬 박모(30)씨는 특정 선수의 SNS에 일명 ‘댓글 테러’를 가하는 이들이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서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실수나 잘못을 지적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지켜야 할 선이 있지만, 그들의 행동은 선을 넘은 게 누가 봐도 분명해서다.

박씨는 “그라운드에서는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며 “축구는 누군가의 실수로 골이 나는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로서의 실력을 비판할 수는 있어도 SNS에까지 쫓아가 인신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몰상식한 인간의 행동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대표팀의 소식을 다룬 기사를 포털에서 매일 지켜본 축구팬 김모(35)씨는 댓글창의 언쟁이 문득 ‘국내축구팬’과 ‘해외축구팬’의 싸움으로 번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대표팀 선수를 욕하는 댓글에 ‘유럽축구만 보지 마라’는 반응이 달렸는데, 자신이 유럽축구만 보는지 아니면 국내축구도 보는지 어떻게 아냐며 때아닌 팬들 사이의 싸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축구를 좋아하고 즐기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인데 ‘해외축구’와 ‘국내축구’ 분간 프레임을 씌우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며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이 같은 일을 보면 서로 보듬어줘도 모자랄 판에 편을 가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열리는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 외벽에 한국-멕시코전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스웨덴과의 1차전을 앞두고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입성해 간략한 소감과 승리 의지를 밝혔던 신태용 감독은 공항에 내린 뒤 별다른 발언 없이 호텔로 이동했다.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F조에서 경쟁하는 한국은 스웨덴전 패배로 인해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과연 선수들은 오늘 어떤 결과를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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