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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붉은불개미의 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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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1 21:42:06 수정 : 2018-06-21 21: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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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예로부터 사람에게 친근한 곤충이다. ‘부지런하기가 개미 같다’는 속담이 있듯이 근면을 떠올리게 된다. 유가 경전 ‘예기’에는 “개미는 수시로 흙을 물어 나르는 일을 배워 익힌다”는 구절이 있다. 여왕개미를 떠받들기에 충성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조선 후기 학자 이현일의 ‘갈암집’에는 아우에게 보낸 편지에 “개미와 벌은 단지 임금을 호위하는 의리만 알 뿐”이라고 말한 구절이 있다. 일부 개미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문인 송옥(宋玉)이 지은 ‘초혼(招魂)’에는 중국 남쪽 지방에선 ‘코끼리처럼 큰 붉은 개미(赤蟻若象)’가 독을 쏘아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는 말이 나온다.

지금 주요 항구들을 중심으로 붉은불개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8∼19일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 700여 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20일 부산항 자성대부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10마리가 발견됐다. 우리나라에 붉은불개미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다. 한꺼번에 1000여 마리가 발견돼 큰 소동을 일으켰다. 방역당국은 그후 수입검사를 강화해 개미류 검출 가능성이 높은 품목들에 대해 컨테이너 전체를 개장 검사하고 있다.

붉은불개미는 개미과에 속하며, 학명은 ‘Solenopsis invicta’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해충이다. 몸길이 3∼6㎜로 꼬리 부분에 날카로운 침을 지녔는데, 침에 솔레놉신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다. 침에 찔리면 통증과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현기증,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를 일으켜 사망할 수 있다. 북미에서는 ‘살인개미’로 불린다.

본래 남미에 서식했으나 북미, 호주, 중국, 동남아, 인도 등으로 퍼져나갔다. 홍수나 가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생존력과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번식력이 강해 박멸하기가 쉽지 않다.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을 일으켜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등에 이은 또 하나의 생태계 교란종 침입이다. 방역당국이 최선을 다해 막아주길 바란다.

박완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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