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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VAR 경험' 믿고 방심한 신태용호…되레 발목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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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9 00:03:38 수정 : 2018-06-19 00: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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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신기술에 좌절한 한국, 통한의 페널티킥 허용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처음 도입한 비디오 판독시스템(VAR, Video Assistant referee)이 한국과 스웨덴과의 승부를 결정적으로 갈랐다.

한국은 18일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전반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이며 무득점을 이어갔다. 그러다 후반 의외의 복병이 등장해 승부를 갈랐다. 바로 이번 월드컵에 새로 도입한 VAR이다.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 대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김민우가 태클하고 있다. 이 태클이 반칙으로 선언되며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김민우의 태클 지나가는 듯하다 VAR 판독으로 뒤집혀

이날 경기 후반 18분, 김민우는 골문 앞에서 달리던 클라에손에게 태클을 걸었다.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하는 듯 했다.

하지만 상대편 진영에 공이 들어선 순간 스웨덴 선수들이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고 심판은 손으로 네모 모양을 그려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30여초가 지난 뒤 비디오 판독결과 김민우가 태클과정에서 공을 건드리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김민우가 공을 건드리지 않은 장면이 여러 각도로 송출됐다. 곧바로 스웨덴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수비수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가 오른쪽 아래로 슛을 성공시키며 승부는 기울었다. 골을 허용한 뒤 한국은 분전했지만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VAR, 프랑스-호주전과 페루-덴마크전 승부도 갈라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한 VAR은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 프랑스와 호주의 C조 조별경기 1차전에서도 VAR이 승부를 갈랐다. 후반 9분 호주 수비수 조슈아가 프랑스 공격수 앙투앙에게 태클을 걸었다. 이를 보지 못한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다 뒤늦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경기가 중단된 이후 20여초 뒤 프랑스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2대 1로 승리했다.

이어진 같은 조 페루와 덴마크 전에도 VAR이 등장했다. 전반 추가시간 덴마크의 유수프 포울센의 태클에 페루의 공격수 크리스티안 쿠에바가 넘어졌고 심판은 처음 휘슬을 불지 않았지만 잠시 뒤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며 덴마크에게 파울이 선언됐다. 페루는 페널티킥을 실축해 경기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팀들은 VAR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패널티킥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VAR은 득점 상황이나 페널티킥, 퇴장 선수 확인, 징계 선수 정정 등 경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심판의 판단 하에서만 시행할 수 있다.

◆신태용, “K리그에서 VAR 시행중이라 이미 경험” 방심

월드컵에선 이번에 처음 VAR이 선보였지만 국내 K리그에선 이미 지난 7월부터 도입해 시행 중이었다. 지난 U-20 월드컵에도 VAR이 시행됐다. 신태용 감독과 K리그 출신 선수들에게 VAR은 익숙한 기술이었다.

신 감독은 VAR에 대해 “다행스럽게 우리 수비 라인이 K리그 주축이라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며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심판을 속이면 VAR로 페널티킥, 경고 등이 주어질 수 있는 것을 (이미)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스웨덴전에서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결과적으로 VAR이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눈속임 피해갈 수 없는 37개의 눈

VAR이 처음 도입한 만큼 피파는 월드컵 경기 중계화면 중간 중간 비디오 판독실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판독실의 심판들은 좁은 방 수십 개의 모니터 앞에 앉아 선수들의 반칙을 감시했다.

경기장에는 37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각도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반칙인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가려낸다. 김민우도 주심의 눈은 피했지만 카메라를 피해 가지 못했다.

판정 화면은 경기장 내 관중과 중계를 보고 있는 시청자에게 공유한다. 심판진은 다양한 각도에서 찍힌 반칙화면을 반복해 아무도 판정에 반박할 수 없게 만들었다.

선수들도 달라진 경기 환경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전에서 VAR 판독 결과 패배를 경험했던 호주 골키퍼 매튜 라이언은 “기술에 진 느낌”이라며 패배 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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