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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의영화산책]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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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5 21:13:18 수정 : 2018-06-15 21: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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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던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거리응원은 한국인의 열정적인 단합의 힘을 보여주었다. 월드컵 시즌이 되면, ‘대∼한민국! 짜짝 짝 짜짝’하며 박수와 더불어 외쳤던 구호가 4강 신화와 함께 떠오른다. 힘찬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 붉은 악마, ‘꿈은 이루어진다’ 등도 전 국민이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축구팬이 아니더라도 14일 2018월드컵 개막 소식으로 출전선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축구는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개별 선수의 기량도 중요하다. 영화 ‘골!’(감독 대니 캐넌)은 축구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던 불법체류자 선수의 열정이 어떻게 국제무대에서 성공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성장담이다.

가족과 함께 멕시코에서 불법으로 미국에 넘어와 살게 된 청년 산티아고 무녜스(쿠노 베커)는 정강이 보호대도 없어 박스종이를 양말 안에 넣고 동네 축구팀에서 뛸 정도로 가난하게 살아간다. 영화는 시종일관 그의 현란한 발놀림 솜씨와 놀라운 슈팅 능력 등을 보여주면서 그의 활약상을 그린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가정을 위해 헌신한 자신의 삶을 보라며, 산티아고의 꿈을 허황되다고 여기고 이를 꺾으려고 한다.

그러나 신은 산티아고의 재능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전직 축구 선수이자 스카우트 담당이었던 영국인 글렌 포이(스티븐 딜레인)는 우연히 로스앤젤레스 지역 시합에서 산티아고의 실력과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현재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하는 그에게 산티아고의 놀라운 기량은 과거 자신의 영광을 떠오르게 하며, 가슴을 뛰게 하였다. 그는 산티아고의 매니저를 자청하고 영국 프리미어 리그 클럽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선보일 기회를 어렵게 마련한다. 영국으로 갈 항공료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었던 산티아고의 절실한 꿈을 알아 본 할머니가 패물을 저당잡혀 항공료를 마련한다. 하지만 실패하면 돌아올 여권도 없는 신세인 그가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했다.

산티아고 아버지의 말처럼 가정에 헌신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접어야 하는 많은 사람에게 영화 ‘골!’은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하늘을 보며 벅찬 환희를 외치는 엔딩에서의 산티아고의 표정은 그동안의 고생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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