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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은 혁신을 방해한다… “뇌를 비워라”

입력 : 2018-06-16 03:00:00 수정 : 2018-06-15 19: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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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못하고 돌아가는 뇌는 탈진 / 머릿속도 정리하고 충전해줘야 / 필요할 때 창의성 발휘할 수 있어 / 저자, 비집중 ‘멍때리는 기술’ 제시 / 잡스·아인슈타인 등 사례도 소개
스리니바산 필레이 지음/안기순 옮김/김영사/1만5800원
멍 때리기의 기적/스리니바산 필레이 지음/안기순 옮김/김영사/1만5800원

‘인간 뇌는 비집중 모드일 때 가장 창의적이다.’

흔히 집중하면 목표를 달성한다고 믿는다. 팀을 좀 더 효율적으로 조직하고 계획하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믿는다. 이런 통념은 개인이나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하지만 과연 집중하면 문제를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었는가.

미국 하버드의대 정신과 의사이자 뇌 영상 전문가인 스리니 필레이(Srini Pillay) 교수는 ‘NO’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 원리를 밝혀낸다. 원제목은 ‘Thinker Dabble Doodle Try’, 말 그대로 생각 없이 멍때리기다.

필레이 교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듀크 기업교육연구소에서 임원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뉴로비즈니스 그룹을 설립했다. 임원 코칭, 컨설팅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뇌과학 분야 스타 교수이다. 공황장애 연구 책임을 맡아 스트레스, 불안 전문가로도 명성을 얻었다.

2년 동안 서곡만 200편 작곡한 게오르크 필리프 텔레만, 피뢰침 등 수많은 것을 발명한 벤저민 프랭클린,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를 세계 정상에 올린 프리츠 라이너,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등은 ‘멍때리기 선수들’이었다.

필레이 교수는 말한다. “집중은 모든 능력 가운데 으뜸이고, 사람들이 획득하려고 분투하는 중심 역량이라 믿는다. 하지만 실상은 집중력만으로는 안 된다. 집중력은 우리에게 무기력을 안길 뿐이다.” 비집중도 필요하다는 그의 설명은 간단하다. “가장 기본적이고 폭넓은 의미에서 비집중은 뇌를 준비하고 충전하고 조정하는 것이다. 필요할 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휴식시키는 과정이다. 이는 신경학에서 타당하다고 인정한 개념이다. 비집중하면 편도체 활성화 정도를 감소시키면서 침착한 감정을 형성한다. 동시에 전두극피질을 활성화해 혁신을 향상시킨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집중과 비집중 사이를 오가는 ‘멍때리기의 법칙’을 배우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자신에게 있는지조차 몰랐던 특별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사진은 2016년 5월 수원 화성 창룡문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멍때리기 대회 모습.
연합뉴스

“외부 자극을 처리하고자 뇌는 끊임없이 활동한다. 휴식 없이 돌아가는 기계는 오래 가지 못하고 망가진다. 쉬지 못하는 뇌는 결국 탈진해버린다. 게다가 집중은 혁신을 방해할 수 있다.” 뇌를 비우라는 얘기는 흔하지만 어떻게 할 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멍때리기 기술을 가르쳐준다. 하버드 경영학과 로자베스 모스 캔터 교수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낸 논문에서 과잉 집중하는 도움되지 않는다고 했다.

필레이 교수의 말이다. “집중과 비집중은 기능이 다르다. 집중은 길 앞을 똑바로 비추는 폐쇄적이고 좁은 광선이다. 비집중은 멀고 넓은 곳까지 비춰 주변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광선이다. 더욱 효율적인 아이디어와 생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멍때리는 시간, 즉 ‘비집중 모드’가 절실하다.”

그는 “집중 방법과 비집중 방법을 습득하면 민첩하게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집중과 비집중은 정신적인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서평에서 “지난 100년간 풀리지 않았던 뇌과학의 난제에 대한 흥미롭고 명쾌한 답변이 이 책에 있다”고 평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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