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연구원은 북·미 공동성명과 관련해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 타임라인(시한별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콘텐츠와 디테일 측면에서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는 직접적 표현이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한다(commit)는 표현이 담긴 것이 주목된다”며 “미국이 얻은 것보다 북한이 얻은 것이 훨씬 더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호 연구원은 이런 한계에도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 연구원은 “가장 눈에 띈 것은 짧은 합의문에 ‘새로운 북·미관계’라는 단어가 4번이나 등장한다는 사실”이라며 “아주 강한 강조로, 새로운 방향, 새로운 길을 의미하고 지난해 ‘화염과 분노’와 같은 말이 나오는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아주 좋은 신호고 회담의 큰 성과”라며 “한 주 동안 많은 일이 벌어져서 우리가 역사적 회담의 의미나 중요성에 대해서 느리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 연구원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70년 적대관계를 한 번에 바꿀 수 없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 내부 저항을 받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계속 대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느냐, 어떻게 인권을 말하지 않느냐, 어떻게 이런 공동성명에 서명하느냐 등 미국 내 주류 언론, 인권운동그룹, 민주당 등 진영이 큰 압력을 가하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 역시 핵을 포기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을 어떻게 신뢰하느냐는 등 내부 압력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이겨내고 두 리더가 대화와 관여를 계속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