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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새 독서감각 맞춰 장르·매체 확장… 책 매력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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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4 21:01:02 수정 : 2018-06-14 21: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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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 20일 막오르는 ‘서울국제도서전’ / 2017년 ‘변신’ 이어 2018년 주제는 ‘확장’ / 도서전, 그간 적자 걱정하기 급급 / 비용문제 떠나 진정한 축제 열 것 / 국내 ‘깜깜이식 출판유통’ 문제 / ISBN 활용 투명한 정보 공개를
“예년보다 훨씬 넓게 문을 열어젖힐 겁니다. 아들 딸 손을 잡고 서울 코엑스 2018 국제도서전에 책 구경하러 오세요. 자랑스럽고 활짝 열린 ‘book 한류’를 시작합니다.”

윤철호(59)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14일 기자와 만나 서울국제도서전(20일 개막)을 자신있게 소개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동십자각 앞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인터뷰는 간단히 2시간을 넘겼다.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서울 국제도서전이 존재했습니까. 도서전을 기억하는 시민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도서전인데, 모든 문화 콘텐츠의 기본인 책의 매력을 보여줘야 하지만 아직 그렇지 못했습니다. 아까운 예산만 쓰는 도서전이라는 여론의 비판이 따가웠습니다.”

윤 회장은 비판을 이어갔다.

“과거 도서전 주최자들은 적자를 걱정해서인지 그저 연례 행사처럼 치르기에 바빴습니다. 출판사들이나 독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기획한 게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도서전은 적자에 관계없는 책 축제가 될 것입니다.”

‘국가 예산 이외에 특별한 수입이 없으니 적자일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기자 물음에 윤 회장은 나름의 비책을 내놓았다. 

20일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만난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확장을 주제로 하는 이번 도서전은 책을 좋아하는 시민들을 위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탁 기자
“도서전 운영경비는 그리 큰 돈이 아닙니다. 취지에 찬성할 국내 굴지의 기업이나 독지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적은 돈으로도 가능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시민들이 무료로 다가갈 수 있는 도서전으로 만들 것입니다.” 도서전 현장에서 관람료 5000원을 내면 도서교환 쿠폰으로 바꿔준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해 윤 회장은 “작년엔 ‘변신’이었으나, 올해는 ‘확장’을 주제어로 정했다”며 특징을 소개했다. “새로운 감각의 독서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라이트노벨(단편소설 형태) 특별기획전이 있습니다. 주류 문학 밖의 영역이었던 라이트노벨을 조명함으로써 장르의 확장을 시도합니다. 오디오북 등 다양한 형태의 전자출판을 선보여 매체의 확장을 모색할 것입니다.” 도서전에는 일본, 미국 등에서 출판전문가, 작가들이 다양하게 참여한다. 
윤 회장은 동유럽 문학 선진국 체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체코 시, 산문 작가 3세대인 미할 아이바즈, 비앙카 벨로바, 마렉 신델카가 내한해 주빈국 체코 작가와 만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동, 청소년문학 작가와의 만남도 있습니다. 아동도서 인기작가 레나타 푸치코바, 음악가 겸 극작가인 페트르 니클, 체코출판협회 회장이며 Prah 출판사의 소유주인 마르틴 보폔카 등이 옵니다.”

윤 회장은 인터뷰한 김에 출판 유통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내가 책을 만들고 있지만 내 책이 어디서 얼마나 팔리는지 깜깜합니다. 국내 대형 서점이나 중소형 서점, 유통 전문점에서 거래하는 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도대체 정보가 없습니다.”

기자가 보기에도 특히 인터넷 서점의 경우는 깜깜이 매출이다. 책을 낸 출판사는 물론 저자도 내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데가 없다. 현재 ‘을’의 입장인 출판사들은 대략 어느 정도 팔렸는지 감으로 느낄 뿐이다. ‘갑’ 입장인 인터넷 서점들이 책값을 주는 대로 받는 게 현실이다. 그것도 50∼70% 할인가로 후려친다. 
윤 회장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수십년간 노력에도 출판 유통이 자리 잡지 못한 문제 가운데 하나가 있습니다. 예컨대 국립중앙도서관이 갖고 있는 ISBN 발행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입니다. ISBN은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모든 책에 따라붙는 꼬리표입니다. 책 맨 뒷표지 바코드에 붙어있는 게 ISBN입니다. ISBN 정보만이라도 제대로 공유하면 책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윤 회장은 “20년 가까이 출판 유통을 개혁하려 했으나 안 됐다”며 “애초 ISBN은 유통을 원활하게 하도록 고안된 것인데 국내에서는 ISBN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분명한 개혁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가 인터넷 시대지만 출판 유통은 완전히 아날로그 시대 그대로다. 윤 회장은 1991년 ‘사회평론’를 창립해 중견출판사로 키워냈다. 2014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에 이어, 2017년 2월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에 선출되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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