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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 양보안 제시에 영국 하원서 EU 탈퇴법 수정안 부결

입력 : 2018-06-13 17:41:19 수정 : 2018-06-13 17: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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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서 15개 조항 수정돼 하원에 넘겨져…정부 정책방향과 배치
메이 총리, 보수당 내 반란 움직임에 새 수정안 상정 등 양보안 제시
영국 의회에 브렉시트(Brexit) 최종협상 결과 거부권과 함께 구체적인 협상 지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유럽연합(EU) 탈퇴법 수정안이 하원에서 부결됐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집권 보수당 내 친 EU 성향의 의원들이 반란 기미를 보이자 새 수정안 상정 등으로 달래기에 나서면서 가까스로 법안 통과를 막았다.

13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전날 하원 표결에서 EU 탈퇴법 수정안은 찬성 298표 대 반대 324표로 부결됐다.

EU 탈퇴법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에 목적을 둔 입법안이다.

2019년 3월 29일 브렉시트가 단행되면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기존 EU 법을 영국 법으로 전환, 정부와 의회가 시간을 두고 어느 것을 지키고 어느 것에 수정을 가할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상원은 15개 조항을 수정해 통과시킨 뒤 이를 하원에 넘겼다.

구체적으로 EU와의 최종 협상안에 대한 거부 및 구체적인 협상 방향 지시 등의 권한을 의회에 부여하고, 영국 정부가 계속 EU 관세동맹에 남아있기 위해 취한 협상조치들을 의회에 설명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수정안에 담겼다.

정부는 이같은 수정안이 정부의 브렉시트 정책 방향과 어긋나는 데다 EU와의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상원과 달리 하원에서는 집권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보수당 내 친 EU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EU 탈퇴법 수정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내에서 제기됐다.

12일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친 EU 성향의 필립 리 법무부 정무차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리 차관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과정에 있어 정부가 의회의 역할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정부의 브렉시트 전략이 영국 국민들에게 해가 될 것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테리사 메이 총리는 표결 직전 15명 내외의 보수당 내 친 EU 성향의 의원들을 불러서 타협을 시도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최종 단계에서 하원 의원들에게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새 수정안을 상정하는 한편, 도미닉 그리브 의원이 상정한 수정안에 대해 열린 토론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리브 수정안'은 정부가 오는 11월 말까지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도록 하고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교착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하원에 승인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만약 내년 2월 15일까지 협상을 완료하지 못하면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 불승인을 포함해 하원에서 의결된 어떠한 지시도 따르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단 하원 표결에서 수정안이 부결됐지만 이후 메이 총리와 보수당 내 친 EU 성향 의원들 간의 만남 및 합의 내용에 관해서 정부 내에서 부인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향후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메이 총리에 가까운 한 관계자는 총리가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만 합의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정부를 구속하는 내용의 어떠한 합의도 하원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FT는 "(보수당 내) 친 EU 의원들은 메이 총리가 신뢰를 지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브렉시트 지지 의원들은 정부가 너무 많이 양보하지 않도록 압박하면서 향후 며칠간 힘든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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