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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승패' 가늠할 관전 포인트는

입력 : 2018-06-11 13:34:03 수정 : 2018-06-11 13: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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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 명문화 넘어 핵탄두 조기 반출 등 가시적 성과물 주목
비핵화·北체제보장 '일정표' 제시될 지도 관심
평양·워싱턴 '셔틀 정상회담' 이어질 지도 주목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에 속속 안착해 여장을 풀고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갔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의 큰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회담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비핵화를 둘러싼 '합의의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양국 정상이 명확한 비핵화 목표와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을 담지 못한 추상적 수준의 합의 도출에 그치고 만다면, 지난했던 대화 과정에서 좌초된 과거의 북핵 대화판을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거래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파격적 외교 행보를 보여온 김 위원장이 '과감한 결단'을 통해 통 큰 합의에 이를 가능성에도 주목하는 이들도 여전히 적지 않다.

◇ 'CVID·CVIG' 큰 틀 합의 주력 속 北비핵화 '초기 조치' 주목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완전한 북한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 보장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에 들어가게 된다.

양측은 장외에서 이미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 측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이번 합의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7일 "미국은 한반도의 CVID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는 점을 거듭 분명히 밝혀왔다"며 협상 마지노선을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명시된 CVID에 대해 '패전국에나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국 정상 간 합의 성과물이 담기는 '싱가포르 공동선언'이 나온다면 CVID라는 단어가 최종적으로 포함될지가 이번 외교전 승패를 가늠할 하나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북미 양측이 원활한 대화 진전을 위해 얼마나 성의 있는 카드를 상대방에게 내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내놓을 수 있는 '성의 있는' 초기 조치로는 ▲ 영변 핵시설 사찰단 1∼2개월 내 복귀 ▲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기 반출·폐기 ▲ 미신고 핵시설 공개 등이 거론된다.

반대로 미국 측도 북미관계 진전 상황에 따라 ▲ 종전 선언 및 대북 불가침 공약 ▲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 대북 제재 단계별 해제 ▲ 평화협정 체결 및 국교 수립 등 보상을 제시해야 한다.

문제는 양국이 오랜 불신 탓에 서로 먼저 카드를 꺼내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첫 대좌에 나선 북미 정상이 일단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맞바꾸는 개괄적 내용의 합의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빅딜'식 해법을 강조하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들어서는 북핵 대화가 단계별 '과정'(process)이라는 점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김 위원장과의 대화가 추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파격적 스타일을 선호하는 두 정상의 그간 스타일에 비춰 봤을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기대 이상의 파격적인 합의물을 내놓을 가능성에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데릴 킴볼 미 군축협회(ACA) 사무국장은 트위터에서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트럼프와 김정은이 구체적인 행동 대 행동을 위한 디테일과 일정표에 이르는 전문가 수준의 협상 틀에 합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싱가포르 공동선언' 나올까…평양·워싱턴 '셔틀' 정상회담 가능성은

두 정상의 첫 만남이 '싱가포르 공동선언' 같은 최소한의 가시적인 외교 성과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극적인 합의, 파기, 회생 과정을 거쳐 어렵사리 성사되는 이번 정상회담이 본격적인 북미 간 대화 국면을 여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그간 순탄치 않았던 북미 대화의 진전 과정을 돌이켜봤을 때, 12일 회담이 순탄하게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겠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북한이 CVID 등 미측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기미를 보이면 곧바로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김 위원장을 장외에서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 논의 기본 방침이 담긴 '싱가포르 선언'이 도출되더라도 구체적인 향후 일정표가 담길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난한 협상이 결국 무위로 돌아간 과거 북핵 협상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단계별 목표 시한이 제시된 속도감 있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존 울프스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비확산담당 선임국장은 10일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이번 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양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울프스탈 전 국장은 대신 이 목표가 현실적인 기간 내에 달성될 수 있도록 비핵화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공동성명이 이번 회담에서 채택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동성명 내용에 따라 양측이 동시에 조치를 이행하도록 협상을 계속하고, 이후 6개월 또는 1년 이내에 두 정상이 다시 만나 결과물을 성문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립 지대인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난 북미 정상이 향후 워싱턴, 평양 등지에서 '셔틀 회담'을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일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잘 추진된다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12일 첫 대면 때 서로 인사를 나누는 방식이나 대화 태도 등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의 해외 나들이는 이웃 나라이자 '혈맹'인 중국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어서 국제 외교 무대에에 사실상 처음 데뷔하는 셈이다. 그런 만큼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어떤 우호 제스처를 취할지에도 눈길이 간다.

김 위원장은 지난 4∼5월 두 차례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 손을 잡거나 포옹하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보인 바 있어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적극적인 '브로맨스'(남자끼리의 우정) 이미지를 연출할 수도 있다.

또 일각에서는 10대 중반에 스위스 베른의 공립학교에 다닌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 등 개별 접촉 때 통역 없이 영어로 '밀담'을 나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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