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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인공 합성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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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8 20:47:43 수정 : 2018-06-08 20: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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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이 나오기 전까지 인류는 아이작 뉴턴의 관점으로 자연 세계를 이해했다. 바로 뉴턴역학이다. 18세기 시인 알렉산더 포프는 심지어 이렇게 칭송했다. “대자연과 자연의 법칙은 어둠에 감싸여 있었도다. 주께서 ‘뉴턴이 있으라!’ 하시매 모든 것이 밝아졌도다.”

뉴턴을 수학자나 물리학자로만 볼 수는 없다. 하원의원을 지냈고 조폐국장도 역임했다. 뉴턴이 평생 몰두한 또 다른 분야도 있다. 연금술이다. 그가 남긴 연구 기록과 원고는 전 세계로 흩어져 정확한 현황 파악이 어렵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연금술과 성경을 주제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뉴턴은 이성의 시대를 연 최초의 사람이기보다는 최후의 마법사다”고 했다.

연금술에 몰두한 옛 지식인은 뉴턴만이 아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신학자도, 파라겔수스 같은 의사도 동류였다. 연금술이 유럽에서 크게 번창한 것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덕분이다. 연금술 서적들이 널리 보급되면서 유행의 불길도 번졌다. 로마 교황청이 제동을 걸기도 했지만 허사였다. 싼 금속 혹은 비금속으로 황금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연금술사 영혼도 완벽해진다는 연금술의 매력이 워낙 컸던 것이다.

연금술은 각종 기법과 도구를 근대 화학에 유산으로 남겼다. 황금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과학의 토대 구축에 기여했으니 헛수고는 아니었던 셈이다. 게다가 현대 과학은 마술처럼 황금을 만들기도 한다. 중이온 가속기로 원자를 충돌시키는 방식을 통해서다. 비록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아무도 쳐다보지는 않지만….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기업인 영국 드비어스 그룹이 새 보석 브랜드 ‘라이트박스’를 9월 출시한다고 한다. 공장에서 합성되는 인공 다이아몬드를 주축으로 하는 브랜드다. 인공 합성 다이아몬드가 공업용 아닌 보석용으로 대량 출시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보석 전문가들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품질도 좋다고 한다.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니 보석 시장만 볼 일도 아니다. 새 연금술의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최후의 마법사’ 뉴턴도 보석용 다이아몬드가 지하 광산 대신 공장에서 제조되는 세상을 내다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승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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