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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머리통을 후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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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7 09:01:22 수정 : 2018-06-07 0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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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주 스님은 자신을 뵈러 와 큰절을 올리는 스님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갑자기 봉변을 당한 스님이 볼멘소리로 따졌다.
"절하는 것은 좋은 일인데 왜 때리십니까?"
조주 스님이 말했다.
"호사불여무(好事不如無)"
좋은 일만 알고 있는 것은 차라리 알고 있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행복을 그저 즐겁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장밋빛 같은 일이 얼마나 되겠는가. 별로 즐겁지 않은 평소의 일들을 기쁘게 받아들이면 그것이 즐거움이 아닐까. 그런 범사를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다면 행복의 총량은 어마어마하게 늘 것이다.

일본 규수에는 후쿠오카(福岡.복강)라는 해안 도시가 있다. 연평균 기온이 17℃ 전후로 일 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지니고 있다. 복강의 강(岡)은 산마루의 평평한 길이다. 복강(福岡)은 힘든 오르막길도 아니고 하산하는 내리막길도 아닌 평평한 길을 걷는 즐거움을 의미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평범한 행복이라을 뜻한다.

경봉 스님은 '끽다끽반인생(喫茶喫飯人生)'이라고 노래했다. '밥 먹고 차 마시는 게 인생이라네'라는 뜻이다. 인생은 특별하고 화려한 것에 있지 않고 일상적인 것에 있다. 엄청난 부나 권세로 떵떵거리며 사는 것에 있지 않다. 일상이 행복이다. 범사에 감사하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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