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자주하는 이 말이 6·12 싱가포르 북핵 담판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새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첫 회담은 싱가포르 시각으로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열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싱가포르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매우 긍정적인 논의가 있었고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이 첫 회담을 언급한 점으로 미뤄 12일 이후 추가회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초읽기에 들어간 6·12 북·미 간 싱가포르 핵 담판의 최대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협상 목표로 못 박은 빠른 속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서 확실히 받아낼지 아니면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하고 외견상 ‘성공한 정상회담’ 모양새를 만드는 그림에서 만족할지에 따라 회담 성패에 대한 평가는 갈릴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말 북·중 정상회담 이후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관련 발언은 듣기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있는 메시지가 종종 튀어나왔다. 얼마 전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난 이후 북핵 협상이 “과정”이라는 점과 “천천히 해도 된다”고 김 부위원장에게 말한 것이 대표적으로, 미국이 그간 빠른 속도의 일괄타결 방식을 주장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
북핵 담판의 내용 못지않게 존재감 극대화를 원하는 두 지도자의 주인공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도 치열할 듯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는 자기 정치생명이 걸렸고 김정은은 자기 정권을 걸고 하는 회담”이라며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북·미 회담 이벤트의 주인공 자리는 양보할 수 있어도 북한의 인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회담의 주도권만큼은 쉽게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의 애드립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강했다”며 “김정은의 자연스러운 그런 모습이 트럼프와의 만남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김민서·박수찬 기자 spice7@segye.com,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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