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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12일 오전 10시 '핵담판'…최대 변수는 트럼프

입력 : 2018-06-05 18:43:30 수정 : 2018-06-05 22: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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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CVIG 절충점 찾거나 리얼리티쇼로 끝날 가능성 / “정치생명과 체제 생존 걸려… 회담 주도권 다툼 치열할 듯” / 12일 이후 추가 회담 가능성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자주하는 이 말이 6·12 싱가포르 북핵 담판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새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첫 회담은 싱가포르 시각으로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열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싱가포르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매우 긍정적인 논의가 있었고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이 첫 회담을 언급한 점으로 미뤄 12일 이후 추가회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초읽기에 들어간 6·12 북·미 간 싱가포르 핵 담판의 최대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협상 목표로 못 박은 빠른 속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서 확실히 받아낼지 아니면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하고 외견상 ‘성공한 정상회담’ 모양새를 만드는 그림에서 만족할지에 따라 회담 성패에 대한 평가는 갈릴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말 북·중 정상회담 이후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관련 발언은 듣기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있는 메시지가 종종 튀어나왔다. 얼마 전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난 이후 북핵 협상이 “과정”이라는 점과 “천천히 해도 된다”고 김 부위원장에게 말한 것이 대표적으로, 미국이 그간 빠른 속도의 일괄타결 방식을 주장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의 CVID와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보장해주기를 바라는 체제보장(CVIG) 간 절충점을 찾으면 빅딜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리얼리티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회담장에서 걸어 나오겠다고 공언한 상태고 돌발 행동을 하기 일쑤다. 과거 미국 방송사와의 인터뷰 도중 진행자의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마이크를 떼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상대방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로 만든 적이 있다. 이런 그림은 북·미 핵 담판에 김정은 체제의 생존을 건 북한으로서는 최악의 결과일 수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빠른 속도의 CVID 요구 수준을 맞춰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리얼리티쇼로 끝날 수도 있다”며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을 바에야 차라리 리얼리티쇼로 끝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핵 담판의 내용 못지않게 존재감 극대화를 원하는 두 지도자의 주인공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도 치열할 듯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는 자기 정치생명이 걸렸고 김정은은 자기 정권을 걸고 하는 회담”이라며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북·미 회담 이벤트의 주인공 자리는 양보할 수 있어도 북한의 인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회담의 주도권만큼은 쉽게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의 애드립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강했다”며 “김정은의 자연스러운 그런 모습이 트럼프와의 만남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김민서·박수찬 기자 spice7@segye.com,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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