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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해협 항모 투입 검토"…미중 갈등 전방위로 확산

입력 : 2018-06-05 10:32:54 수정 : 2018-06-05 10: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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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북핵·남중국해 등 곳곳서 이익 충돌…美, 대만 압박 카드화 가능성
무역·북핵 문제·남중국해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의 '앞바다'인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진입시키는 군사 작전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7년을 마지막으로 항공모함의 대만해협 통과 작전을 벌인 적이 없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익명의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연내에 자국 항공모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작전을 검토했지만 중국 자극 우려 탓에 궁극적으로 이 작전이 실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과 대만 섬 사이에 자리 잡은 대만해협에서 가장 폭이 좁은 곳은 130㎞가량에 불과하다. '떠다니는 군사 기지'인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것은 중국에 위협적인 무력시위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비록 검토 단계라고 하지만 미국이 10여 년 만에 항공모함을 대만해협에 투입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것은 중국의 대만 위협 고조 등 최근 정세 흐름을 반영한 조처로 평가된다.

중국은 올해 들어 대만을 직접 겨냥한 공세적 군사 훈련의 빈도와 강도를 높여나가는 추세다.

지난 3월엔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무력시위를 벌여 대만을 긴장시켰다. 지난 4월부터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 훙(轟·H)-6K, 최신 전투기 수호이(Su)-35 등이 여러 차례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스해협을 우회해 대만 동부 공역까지 진출해 원거리 작전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 미국 관리는 중국의 일련의 군사적 움직임을 두고 "그들(중국)은 온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만일 미국이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파견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만 수호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의 대만해협 항모 투입 검토는 무역, 군사, 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중 양국은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 감축 방안 등 현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세 차례에 걸친 고위급 대화를 진행했지만 구체적 합의안 도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역 전쟁의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의 고율 관세부과 강행 방침을 밝히면서 이달 15일에 관세부과 대상의 품목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남중국해 문제로 넘어오면, 미·중 양측 사이에 오가는 언사가 위협적 수준으로까지 치달으면서 군사적 긴장 수위가 임계치를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을 압도하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중국이 주요 섬과 암초를 군사 기지화하며 남중국해를 독식하려 하자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을 부정하는 무력시위인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맞섰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미국은 중국과 건설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관계를 지속해서 추구하겠지만 필요하다면 강력하게 승부를 걸 수도 있다"고 정면으로 경고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놓고도 최근 갈등 양상을 노출하고 있다. 미국은 북미 양자 간 대화를 주요 축으로 순조롭게 진전되온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 갑작스럽게 끼어들면서 판이 어그러질 뻔했다면서 불만을 느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하고 떠난 다음 태도 변화가 있었다면서 시진핑 주석을 가리켜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로 묘사했다.

따라서 이처럼 미·중 간에 다차원적인 대립 구도가 형성되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 문제를 다시 대중 압박의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12월 당선인 신분으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하는 파격을 연출했다. 미국 대통령이나 당선인이 대만 총통과 통화를 한 것은 1979년 양국 수교가 끊어진 이후 3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당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그러나 이후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 등이 고려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에 우선순위를 뒀고, 자연스럽게 대만 문제를 고리로 한 대중 압박 수위는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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