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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작가 김종학 프랑스 기메박물관 전시

입력 : 2018-06-02 03:00:00 수정 : 2018-06-01 13: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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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색공간 연출 신작 선보여
‘설악산 화가’ 김종학 작가의 프랑스 기메 국립동양박물관 전시가 6일부터 4개월 동안 열린다.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40여년간의 작업 궤적을 아우르며 그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자리다.

기메 국립동양박물관은 유럽 최대 아시아관련 국립박물관으로 ,루브르 미술관에서 이슬람 미술 디렉터를 지낸 소피 마까이유 관장의 취임 이후 현대미술 전시도 마련하고 있다. 김종학 작가는 6번째로 초대된 작가다. 최근에는 일본 작가 아라키 노부요시(Araki Nobuyoshi) 회고전이 진행됐다.

올해로 81세를 맞은 김종학 화백은 40년간 한국 현대회화사에서 독보적인 채색화를 선보여왔다. 설악산에서 지내며 그곳에서 만난 자연을 재구성하여 색채와 형태의 조화를 추구해 왔다.

설악산 천지의 꽃 더미와 우거진 나무들, 절기마다 바뀌는 풍경은 작가에게 색의 충격이었다. 새로운 구상화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던 작가에게 자신만의 화풍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추상에 기반을 두고 있던 김종학의 구상화는 개념주의적 미술에 빠져있던 동시대의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김종학에게 자연은 재현된 자연이 아닌 형태가 와해된 무질서하면서도 환상적인 모습으로 드러난다. 특히 신작에서 보여지는 더욱더 과감하고 거친 필력은 의식이나 의도가 없이 손이 움직이는대로 그려진 몸의 기억이다. 즉흥적인 색의 무리가 2차원적 화면 위로 펼쳐진다.

90년대 부터 2000년대 초기의 작품이 자연의 원초적인 생명력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라는 서사적 구조로 보여주었다면, 신작은 실재하는 자연이 아닌 색의 근원과 형상이 혼재된 시공간을 초월한 추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신작 원시 야생 시리즈는 자연의 민낯, 색의 근원과 맞닿아 있는 듯 파격과 정제가 오가는 즉흥적인 표현으로 담아낸다. 원근법을 무시하고 방향을 잃은 꽃의 형상과 강렬하고 두터운 색은 가상공간에서 춤추듯 뒤섞여 새로운 조형언어로 재탄생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형 평면 회화(2mx10m)가 설치될 예정이다. 벽면을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거친 마티에르는 그리기에 대한 작가의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이 여실히 투영되었다. 동시에 작가가 컬렉션한 조선 목기도 함께 전시된다. 골동수집가이기도 한 작가는 조선목기에서 보여지는 비례감과 민화에서 드러나는 전통 색감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편완식 객원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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