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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아파트 거래절벽·가격하락 확대

입력 : 2018-05-31 20:57:23 수정 : 2018-05-31 21: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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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이후 관망 장기화 / 강남구 0.18·송파 0.17% 하락 / 서울, 이달거래량 작년의 절반 / 강남권은 더해… 70% 이상 감소 / “보유세 개편 전까지 약세 전망”
“요즘 거래가 없으니깐 호가 자체가 2억∼3억원 정도 내려갔어요.”(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공인중개소)

“지금 물건 내놓는 사람도 없고 사려는 사람도 드물어요.”(서초구 서초동 공인중개소)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가 다각도로 진행되면서 서울 아파트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4월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매수·매도 양측이 선뜻 움직이지 못하는 관망 장세가 장기화하면서 아파트값 역시 서서히 하락 전환하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6월 보유세 인상까지 현실화하면 주택거래 시장이 침체 일로의 중대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평균 0.01% 떨어졌다. 주간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1월16일(-0.01%) 이후 처음이다. 서울에선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주 0.08%씩 내렸던 강남구와 송파구가 각각 0.18%, 0.17% 하락했다. 서초구는 0.03% 내려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0.01포인트 커졌다.

강여정 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충격에다 보유세 개편 논의, 지방선거 등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30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1만194건)와 비교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특히 강남권의 아파트 거래 건수 감소가 눈에 띈다. 이달 강남구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166건(하루 평균 5.35건)으로 지난해 동기(628건)보다 74% 줄었고, 송파구(220건)와 서초구(180건)도 전년 대비 각각 74%, 72% 감소했다.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수억원을 올려 호가를 부르던 모습도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내달 보유세 개편을 앞두고 집주인들은 ‘일단은 지켜보겠다’며 급매물을 내놓기를 꺼리고 있고 매수를 앞둔 이들도 관망하고 있는 형국이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압구정동의 신현대 9차 아파트 전용면적 108㎡가 올해 1월 25억원까지 거래가 됐는데, 현재 23억원에 나와 있다”며 “하지만 거래가 안 되고 있다. 추가로 가격이 조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개편안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부동산 시장이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보유세 개편 이후 집값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다음달 보유세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집값 하락으로 갈 것”이라면서도 “서울은 정부가 공급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희소성에 있어서 장기적으로 조정을 받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는 “(현재) 강남지역의 집값이 내려가는 것은 재건축 사업에 대한 미래가치가 없어져 기대심리가 적어지면서 하락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서는 “보유세가 올라가면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재건축 시장뿐 아니라 일반 주택 시장도 다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反)시장적이며 규제 일변도인 정부 정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심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굉장히 ‘나쁜 정책’”이라며 “시장이라는 게 그렇게 몇 번 해서 가격이 안정되는 게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공급의 원칙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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