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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똑같이 고된 일하는데 여성에게 33% 덜 준다고?"

입력 : 2018-05-29 17:00:00 수정 : 2018-05-29 17: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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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상대적으로 야근이나 특근 등을 많이 하는 남성 직원과 육아 및 가사 이슈로 이른바 칼퇴근하는 여성 직원 간의 어쩔 수 없는 임금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며 "둘 다 똑같이 초과근무하는데 누군 수당 주고 누군 안 주지 않는다. 엄한 이슈로 남녀 성차별 조장하지 마라"고 꼬집었다.

B씨는 "오지근무, 고된 현장 근무는 아직도 주로 남성들이 한다. 그렇다보니 각종 위험수당을 더 받는 것"이라며 "힘든 일은 하기 싫은데 진급은 똑같이 해서 월급도 동일하게 받고 싶으면, 동일하게 산간벽지 가서 갖은 고생하며 근무하라"고 촉구했다.

C씨는 "남성은 결과를, 여성은 과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 고용주 입장에선 과정보단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남성을 중용하는 편이다. 업무가 꼬여도 남성들은 어떻게든 결과를 내기 위해 그 이유를 찾고 밤을 새서라도 해결해 내는 편"이라고 주장했다.

D씨는 "저도 여성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남직원들은 안 그런다는 게 아닌) 여직원들은 근시안적인 부분이 있다"며 "멀리보고 당장의 이익을 조금은 접고 들어가야 하는데,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바로 티는 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씨는 "사람보다 원숭이가 일을 더 잘 하면 사람 안 뽑고 전부 원숭이만 고용하는 게 바로 영리추구 집단인 기업"이라며 "그런 기업들이 더 많은 돈을 주며 남성을 고용하는 이유는 뭘까. 왜 여직원 덜 뽑고 남직원 더 많이 뽑는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냐"고 반문했다.

F씨는 "지난 겨울 회사에 눈이 많이 내려 출근하자마자 남직원들은 바로 눈 쓸러 밖에 나갔는데, 여직원들은 눈치만 살피더니 끼리끼리 모여 커피 마시고 있었다"며 "힘들게 눈 치우고 들어온 남직원들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하는 여직원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G씨는 "기업들은 돈에 민감하다. 불황일수록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다"며 "만약 여성이 기업에 남성보다 더 많은 이윤을 가져다 준다면, 당연 업체들은 여성에게 더 많은 연봉을 줄 것이다. 아직도 기업들이 남자란 이유로 돈을 더 준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씨는 "현 3040대 직장인 기준, 애초 월급을 많이 받는 이공계에는 남성이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문과는 여성들이 많다"며 "고위험·고수익 직장은 거의 남성이다. 초과근무는 남성들이 더 많이 하니 더 많이 벌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I씨는 "똑같은 일을 하고 동일한 성과를 내는데, 여성을 고용하면 임금을 33% 가량 절약할 수 있음에도 고용주들은 왜 대부분 남성을 채용하는지 아냐"며 "이게 성차별이냐. 고용주가 어리석어 이렇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1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약 33% 적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남녀 임금 격차 실태와 정책 토론회'를 열고 지난해 한국여성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근로자의 직급별·성별 임금 격차 분석 결과와 100인 이상 제조업 기업·전문과학기술업 근속 1년 이상 정규직 남녀 노동자(402명), 인사 담당자(112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100인 이상 기업의 전체적인 성별 간 시간당 임금 격차는 33.3%로 나타났다.

남성이 1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66만7000원을 버는 셈이다.

직급별 성별 간 임금 격차는 사원급이 24.4%로 가장 컸다.

주임·대리급이 6.1%, 과장급이 2.6%로, 직급이 올라가면서 한동안 성별 간 임금 격차가 줄었다.

◆"동일 업무하는데 男 100만원 벌 때 女 66만7000원 밖에 못 번다?"

차장(5.8%)과 부장(9.7%) 등 간부로 승진하면서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인권위는 "상위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보다 작기 때문"이라며 "여성의 임원 비율을 나타내는 '유리 천장'이 아니더라도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 비중이 작아지는 현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남녀 임금 격차는 직급 변화에 따라 알파벳 'U(유)'자 형태를 보였다.

사원에서 부장까지 직위가 높아질수록 시간당 임금 격차는 3750원→1320원→730원→1480원→3690원으로 간극이 좁아졌다가 다시 넓어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황성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시간이 지나 경력이 쌓이거나 승진하더라도 해소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입사 시점인 사원급으로 환원했다"고 지적했다.

◆파트타임 근무 비중 높은 여성들…승진 기회도 남성보다 적어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남녀 임금 격차는 어떤 수준일까.

독일에서 남녀 근로자 간 소득 격차가 줄어들었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근로자의 평균 시급은 21유로, 여성 근로자의 평균 시급은 16.59 유로로 조사됐다.

여성 근로자가 남성 근로자보다 21%를 덜 받는 셈이다. 전년 21.49%보다는 다소 개선된 수치다.

작년 여성 근로자의 평균시급은 전년보다 33%, 남성 근로자는 21% 상승했다.

임금 격차는 여성들이 파트타임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승진 기회가 남성보다 적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방통계청은 임금이 높은 자동차 업계 등 고임금 산업분야에 종사하는 여성 근로자 수가 남성 근로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임금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EU 공식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의 2016년 집계 자료에서 루마니아의 임금격차는 5.2%에 불과했다. 폴란드는 7.2%, 슬로베니아는 7.80%이었다.

서구권 국가 중 이탈리아가 5.30%, 벨기에가 6.10%로 낮았다. EU 주요 국가인 프랑스는 15.2%였고, 영국은 독일과 유사한 수준인 21%로 높은 편이었다.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국가는 에스토니아로 25.3%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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