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7일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 없이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이 수시로 열릴 것이란 얘기다.
文대통령 영접 나온 김여정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회담을 갖기에 앞서 영접을 나온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이는 문 대통령의 오랜 소신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과의 실무 합의문과 관련해 “우리가 욕심을 냈던 것이 거의 들어가 있었는데 딱 하나 빠진 게 있다면 정상회담 정례화였다”고 저서 ‘운명’을 통해 회고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철학은 4·27 판문점 선언에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한다’는 내용으로 반영됐다.
이번 5·26 회담으로 판문점은 남북회담의 최적지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북측이 제의한 지 만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의전·경호 등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의제에만 집중하는 실무형 정상회담이 얼마든지 열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더욱이 임기 후반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문 대통령은 임기가 아직 4년이나 남았다.
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집무실에는 이미 핫라인(직통전화)이 놓여 있어 회담을 열기 전 양측 실무진의 ‘탐색전’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도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종전선언,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난제가 발생할 때마다 두 정상이 무릎을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으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전날 회담을 마무리하며 “과거에는 남북 정상이 마주 앉으려면 긴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필요할 때 이렇게 연락해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가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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