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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뜻이라며 김계관 "북미회담은 절실, 美와 마주앉아 문제 풀 용의, 시간 주겠다"

입력 : 2018-05-25 08:07:50 수정 : 2018-05-25 08: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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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미국의 존 볼턴 안보보좌관을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을 퍼부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전격취소 결정을 내리게 만든 이유 중 하나를 제공했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가운데)이 25일 아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이라며 "미국과 언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 용의가 있다"며 북미정상회담 진행을 희망했다. 김 제1부상은 "첫 술에 배가 부를 수 없다"며 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진 오른쪽은 김 위원장, 왼쪽은 리수용 외무상.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것에 대해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일이다"며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식 반응을 내 놓았다.

그러면서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해 북미정상회담이 꼭 필요하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언제든 미국과 만나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25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 중앙통신을 통해 "위임에 따라~"라며 이러한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에서 '위임에 따라'는 일반적으로 최고 지도자,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을 그대로 전하다는 의미여서 이번 담화는 김계관 부상의 생각이 아닌 김 위원장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 위원장 의사를 김계관이 전한 것을 각별한 의미가 있다. 김 제1부상은 지난 16일 '리비아식 비핵화'를 거론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맹비난하면서 북미정상회담 자체가 어긋날 수 있다고 경고한 장본인이다.

미국은 김계관 부상과 지난 24일 최선희 부상의 펜스 부통령 비하발언에 격분, 회담취소에 이르렀다. 

김 제1부상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오시였다"며 지금은 "북미수뇌 상봉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김 제1부상은 "수십 년에 걸친 적대와 불신의 관계를 청산하고 조미(북미) 관계 개선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려는 우리의 진지한 모색과 적극적인 노력들은 내외의 한결같은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24일 미합중국 트럼프 대통령이 불현듯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있던 조미수뇌상봉을 취소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였다"고 지적했다.

김 제1부상은  "미국 측의 일방적인 (북미정상)회담 취소 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직껏(여태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수뇌상봉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없었던탓인지 그 리유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제1부상은  "(우리는) 두 나라사이의 관계개선에 의미있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성의있는 노력을 다하여왔다"면서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했다.

김 제1부상은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제1부상은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 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라는 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 세웠다. 

그러면서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오시였다"고 강조했다
 
김 제1부상은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 것은 사실 조미 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자신과 최선희 부상의 발언을 해명했다.

미국이 북미정상회담 전격취소를 발표한지 7시간여만에 내놓은 북한 반응은 미국을 비난하지 않고 대화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김계관, 최선희 부상의 발언이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하는 등 이례적으로 유화적 태도를 취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원했다.   

이는 북한은 대화를 전적으로 원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판을 깬 쪽은 미국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소성명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던 만큼 이번 김계관 담화에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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